[루키=속초, 최기창 기자] ‘수비형 선수’라는 평가를 받던 김진영이 공격 재능을 꽃피울 수 있을까?

청주 KB스타즈는 22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58-62로 졌다. KB는 1승 1패가 됐다. 

하지만 이날 10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진영의 활약은 아쉬움을 잊을 만했다.

그는 숭의여고 3학년이던 2014년, 제39회 협회장기 마산여고와의 경기에서 66점을 쓸어 담았다. 결국 같은 해에 열린 2015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2순위로 KB 유니폼을 입었다. 폭발력 있는 득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김진영은 그동안 공격에서 별다른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수비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안덕수 감독도 “(김)진영이의 진가는 수비”라고 할 정도다. 

입단 당시 주목받았던 이유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었다. ‘수비수’ 김진영은 지난 시즌 35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그사이 평균 득점은 단 1.7점에 그쳤다. 고교 시절 기록한 ‘개인 66득점’이 무색해졌다.

하지만 이날 박신자컵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날 펼쳐진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는 자신의 공격 재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스텝을 이용해 골밑에서 여유 있는 공격을 선보이기도 했고, 때에 따라서는 몸싸움을 이용해 저돌적인 돌파도 했다. 그동안에는 자주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특히 주 포지션인 3번이 아니라 1~4번을 오가며 경기를 치렀다. 유사시에는 볼 운반도 담당했다. 다양한 역할을 깔끔하게 수행했다.

그렇다고 수비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김진영은 몸싸움과 루즈볼 다툼에 먼저 앞장섰다. 리바운드에서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스크린, 박스아웃 등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많다. 그는 입단 때부터 외곽슛이 없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는 했다. 김진영 스스로도 “고교 시절 팀 사정상 (외곽슛을) 던지지 않아야 했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고 인정했다.

이 때문에 프로 선수가 된 뒤 슛 거리를 늘리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입단 후 정규리그 두 시즌 동안 3점슛 시도가 단 7차례에 그쳤던 김진영은 지난 시즌에는 모두 32번을 던졌다. 아직은 성공률이 높지는 않다. 18.8%(6/32)에 그친다. 

하지만 입단 처음 두 시즌 동안 3점슛 성공이 단 한 차례도 없었음을 고려하면 지난 시즌의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또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제37회 윌리엄 존스컵 여자부 대회에서는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3점슛 한 개 포함 15점을 기록하며 팀 동료인 김현아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김진영이 2017-2018시즌에 ‘수비형 반쪽 선수’가 아닌 ‘완성형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김진영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메이드가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공격에서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스승인 안덕수 감독도 이번 시즌 김진영의 공격 재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안 감독은 “새 시즌에 분명히 팀에 어려움이 올 때가 있을 것이다. 그 시기에 (김)진영이가 (공격에서) 활약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김진영에 대한 굳은 믿음을 드러냈다.

안 감독의 믿음에 김진영이 공격력으로 화답할지 더욱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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