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속초, 최기창 기자] 유망주 이하은이 박신자컵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부천 KEB하나은행 이하은은 22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13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하은의 활약 속에 KB를 62-58로 누른 하나은행은 대회 2연승을 달렸다. 

이날 이하은의 활약은 눈이 부셨다. 레이업과 미드레인지 득점 등 다양한 공격기술을 뽐냈다. 스텝을 이용해 상대 수비를 제치는 모습도 있었다. 또 적극적인 몸싸움과 박스아웃으로 수비에서도 크게 공헌했다. 

이날만 반짝 활약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하루 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우리은행과의 대회 첫 경기에서도 더블더블(10점 10리바운드)을 기록했다.

이하은은 스스로 “70점”이라고 했다. 이어 “전반 플레이는 만족했다. 하지만 후반에는 전반보다 잘하지 못했다. 그 부분이 아쉽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어제와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파워가 부족한 센터 자원”이라는 평가에 시달렸다. 이하은 자신도 평상시 “힘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는 했다. 184cm의 장신으로 골밑 자원인 선수에게 힘이 부족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박신자컵에서 보여준 모습은 크게 달랐다. 약간 실수도 있었지만, 지난 시즌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판이했다.

이하은은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말한 뒤 “예전에는 스스로 약하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상황을 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다르다. 약해도 내가 먼저 부딪혀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잘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계속하다 보니 자신감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가 자극을 받은 것은 또 있었다. 하나은행은 FA 보상선수로 김단비를 영입한 뒤 국내 빅맨 포지션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 김단비 이외에도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했던 백지은을 비롯해 이수연, 박찬양, 김민경 등이 이하은의 경쟁자다.

물론 이하은의 성장은 하나은행에 있어 가뭄의 단비다. 주전 빅맨인 백지은의 키가 177cm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김민경(185cm)을 제외하면 180cm를 넘는 자원이 없다. 김단비(176cm)와 이수연(176cm) 역시 180cm가 되지 않는다. 박찬양은 딱 180cm다. 

이하은은 “포지션 경쟁이 좋은 영향을 미쳤다”며 “계속 경쟁해야 프로에 살아남을 수 있다. 또 같은 팀 언니들을 포지션 경쟁에서 이겨야 다른 팀 선수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출전 시간은 선수가 따내는 것이다. 내가 리듬과 기량을 보여준다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한 그는 “반드시 경쟁력을 갖춘 센터가 되겠다. 언니들보다 한 발 더 먼저 뛰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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