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속초, 최기창 기자] “나는 어릴 때, 즐기지 못했다.”

WKBL은 20일 강원도 속초실내체육관에서 2017 WKBL 유소녀 농구캠프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초등학교 여자 엘리트 선수 139명이 참여했다. 16일(수)부터 열린 이번 캠프는 21일(월)까지 진행된다.

이날 오전에는 현역 코치와 선수들의 특강이 있었다. 4~5학년으로 구성된 A조는 아침 9시부터 프로팀 훈련 일일 체험을 했다. 김연주(신한은행) 역시 강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주는 처음 패스를 가르쳤다. 이후 드리블과 레이업을 강의했다. 아이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동작을 재설명하는 자상함도 보였다. 등이 다 젖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는 “오늘 어린 선수들의 기에 눌렸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다. 한 선수가 “힘들다”며 주저앉자 “농구는 힘들어도 앉는 거 없어”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김연주는 “힘들 때가 됐다. 한 명이 시작하면 다 주저 앉을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며 웃었다.

사실 그는 <루키 더 바스켓>과의 인터뷰에서 코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도자 김연주’도 나름 잘 어울렸다. 그는 “재능 기부로 농구에 대한 흥미 유발을 하는 것은 괜찮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 스스로 지도자가 지녀야 할 책임감은 분명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연주는 ‘흥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어릴 때는 농구를 즐겁게 하지 못했다”고 반성한 뒤 “물론 농구를 할 때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어린 나이에는 즐겁게 했으면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이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아이들로부터 좋은 기운을 받아간다”고 말한 김연주는 “오늘 해보니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힘들다. 앞으로 코치님 말씀을 잘 듣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hsl_area@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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