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한국 농구 대표팀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처럼 3점슛을 넣고 있다." FIBA.com에 실시간으로 올라온 블로그 내용이었다. 골든스테이트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력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 3점슛 총 982개를 적중하며 리그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화끈한 트랜지션과 잘 짜인 패턴에 의한 생산성 높은 득점력으로 2017 파이널 NBA 챔피언십을 따냈다.

한국 대표팀은 골든스테이트만큼 공격력이 뛰어났다. 매 쿼터 최소 26점 이상 넣으며 필리핀을 제압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17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누하이드 나와필르 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7 FIBA 아시아컵 8강전에서 118-86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가지고 있는 모든 장기를 보였다. 원활한 볼 흐름, 뛰어난 외곽슛, 속공까지 모든 득점력을 뽐냈다. 득점 에이스 오세근과 김선형은 여전했다. 오세근은 22점 5리바운드 1스틸, 김선형은 21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로 득점을 이끌었다.

여기에 그동안 잠잠했던 최준용(3점슛 3개), 이정현(3점슛 3개), 이승현(3점슛 2개) 등도 터졌다. 3점슛 21개를 던져 16개(76.2%)를 넣는 뜨거운 손끝 감각을 보였다.

야투 성공률도 66.7%에 달했다. 필리핀은 한국보다 높이가 낮다. 한국은 끊임없이 골밑을 노렸다. 그러자 필리핀의 외곽 수비수들이 골밑 안쪽으로 도움 수비를 붙기 시작했다. 그때 외곽 킥 아웃 패스로 3점슛을 성공했다. 내외곽을 오가는 볼 흐름이 유효했다. 

실제로 한국은 공격제한구역(RA 구역, 림 밑에 반원으로 그려진 구역)에서 야투 21개를 적중했다. 2점슛 야투 28개 중 21개를 골밑 가까이에서 성공한 것. 효율성이 높은 이유였다. 오세근의 포스트업, 김선형의 돌파, 박찬희와 김종규의 앨리웁 덩크 등 화려한 플레이가 나오며 득점을 쌓았다.

이와 함께 볼 흐름은 변함없이 화려했다. 한국은 이날 전까지 평균 어시스트 부문 공동 1위(26.3개)를 달리고 있었다. 그만큼 볼 흐름이 좋았다. 이날 역시 경기 내내 그 흐름을 유지, 야투 44개 중 34개를 어시스트에 의한 득점으로 만들어 내며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화려한 득점이 이어지자 SPOTV 조현일 해설위원은 “우리나라가 골든스테이트처럼 경기를 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팬들은 ‘KOR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김치 워리어스’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그만큼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이제 남은 건 4강이다. 레바논과 이란의 승자와 맞붙는다. 두 팀과 최근 전적은 썩 좋지 않다. 레바논에게 조별 예선 1차전에서 패배했고, 이란과의 최근 매치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패배한 기억이 있다. 그러나 해볼 만하다. 대표팀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 대표팀이 4강을 넘어 결승전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 제공 = 대한민국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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