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 3년 중 2년간 NBA 챔피언십에 오르며 현 리그를 주름잡고 있다. 스테픈 커리, 케빈 듀란트, 드레이먼드 그린, 클레이 탐슨이라는 리그 최고의 선수를 보유한 덕분이다. 여기에 뛰어난 지도력을 선보이는 코칭 스태프의 몫도 상당하다.

그중 스티브 커(51) 감독의 철학은 뚜렷하다. 2014-15시즌 골든스테이트에서 첫 지휘봉을 잡은 커 감독은 원활한 볼 흐름과 패싱 게임, 움직임을 강조한다. 간혹 팬들은 '개인기가 더 필요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볼을 돌린다', '루크 월튼(現 LA 레이커스 감독), 마이크 브라운 코치의 지도력이 더 뛰어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 골든스테이트 시스템을 커 감독이 만든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만큼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분명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커 감독이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그가 그동안 현지 코치들을 상대로 강의한 자료의 내용을 정리해봤다.

1. 정확한 플레이를 하라
골든스테이트의 약점은 분명하다. 턴오버다. 화려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턴오버도 많다.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는 평균 14.8개의 턴오버로 리그 22위에 그쳤다. 

따라서 커 감독은 매번 '정확한 플레이'를 강조한다. 패스, 볼 캐치, 피벗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상대가 강한 압박 수비를 펼쳤을 때 개인기보다는 팀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혼자의 힘보다 팀 조직력으로 상대의 수비를 뚫는 게 쉽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쓸데없는 행동은 버리고 잘 짜인 움직임 속에서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2. 포스트에 볼 투입하기
커 감독은 트레이닝 캠프에서 했던 훈련 중 하나로 '포스트에 볼 투입하기'를 언급했다. 볼을 투입한 선수는 컷인과 스플릿(split) 동작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커 감독이 매번 활용하는 스플릿 액션이다. 볼을 포스트에 투입한 뒤 두 명의 선수가 각자의 이동 경로로 움직이는 동작이다. 이는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요소 중 하나. 과거 커 감독은 선수 시절 시카고 불스에서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경험했기에 이러한 움직임을 추가했다고 볼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스플릿 액션으로 많은 득점을 올린다. 클레이 탐슨과 케빈 듀란트의 중거리슛, 컷인 플레이를 노릴 때가 많다.

3. 움직이고, 컷인하라
커 감독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문장이다. 더 많이 움직이고 컷인을 시도할수록 상대의 수비벽을 뚫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이는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시즌 전체 공격 중 컷인 비중이 12.3%였다. 리그에서 컷인 비중이 가장 높은 팀이었다. 해당 공격 시도시 야투 성공률은 69.9%로 4위였다. 누구보다 효율성 높은 공격력을 펼쳤다. 

4. 4 코너 클로즈아웃
골든스테이트는 스몰라인업을 활용한다. 드레이먼드 그린을 센터로 내세운 뒤 기동력을 통해 상대를 압도한다. 공수 양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특히 수비에서 왕성한 활동량이 필요하다. 신장 열세를 활발한 움직임으로 만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트 곳곳을 누비는 이유다. 골밑 안쪽에서 압박 수비를 펼치다가 외곽으로 빠져나가 3점슛을 막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커 감독은 ‘4 코너 클로즈아웃’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수가 페인트존 안에 있다가 밖으로 빠져나가 외곽 공격을 막는 훈련이다. 과거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 시절 빅맨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훈련법은 간단하다. 4명의 수비수가 자리를 잡은 뒤 감독의 휘슬 소리를 듣고 3점슛 라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때 수비수는 한 손을 들어 상대의 슛을 견제한다. 가드가 슛 페이크 이후 돌파하는 움직임도 체크해야 한다. 특히 슛 페이크에 속지 않도록 스텝을 나눠서 잔발로 움직이는 게 키포인트다. 

5. 5 어크로스(Across)
5 어크로스는 속공 상황을 연습하는 훈련법이다. 5번(센터)이 베이스라인을 타거나, 자유투 라인 부근을 움직인다고 해서 '5 어크로스'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여기서 센터는 주로 스크리너로서 자주 활용된다.

골든스테이트는 리그 최고의 속공팀이다. 지난 시즌 속공 득점 1위(22.6점)를 기록했는데, 2위 피닉스 선즈(19.4점)와 3.2점이나 차이 날 정도다. 골든스테이트의 트랜지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5 어크로스의 패턴은 여러 가지다. 그중 케빈 듀란트를 활용하는 움직임은 다음과 같다. 

▲ O1이 O2에게 패스한 뒤 반대편 사이드로 움직인다. 이때 O3는 골밑 안쪽으로 움직인다.

▲ O4(케빈 듀란트)가 움직인다. 외곽에 있던 센터가 페인트존에 들어가 O4에게 스크린을 시도한다. O4는 O2의 공을 받아 3점슛을 던지거나, O1에게 패스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O5에게 패스해 골밑을 노릴 수도 있다. 수비가 정돈되지 않은 트랜지션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공격 옵션을 파생할 수 있다.

6. 선수들과의 관계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전략 전술이 전부가 아니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오히려 전략보다 선수들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커 감독은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관계 정립을 잘했던 인물은 그렉 포포비치와 필 잭슨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포포비치와 잭슨은 선수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존경심까지 끌어냈다고. 때로는 친근하게, 때로는 엄격하게 대하면서 선수들과 관계를 유지했다. 

커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는 편이다. 훈련 때 노래를 크게 틀어놓는 등 재미있게 훈련하기를 원한다. 선수들이 활약할 때면 큰 리액션으로 호응해준다. 지난 2015 플레이오프 2라운드 당시에는 부진에 휩싸인 스테픈 커리와 안드레 이궈달라에게 골프 휴식을 주기도 했다. 취미를 통해 긴장을 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만큼 열린 마인드로 선수들에게 다가간다.

반면, 실수할 때면 호되게 야단친다. 그가 경기 중 부러뜨린 전술판만 여러 개다. 기본적인 실수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큰 목소리를 낸다. 커 감독은 자신의 스승이 그랬듯 선수들과 관계 정립에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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