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최기창 기자] 농구의 매력에 흠뻑 젖은 일요일 밤이었다.

WKBL은 13일 반포한강시민공원 예빛섬에서 WKBL 3X3 토너먼트 트리플 잼(TOURNAMENT TRIPLE JAM)을 개최했다. 

비시즌 기간 여자농구와 여자프로선수들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한국에서 WKBL 프로팀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첫 3X3 대회다. FIBA 3X3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다. 

WKBL 3X3, 어떻게 진행했나?

경기는 FIBA 3X3 규칙을 적용했다. 3X3은 정규 경기와는 규칙이 약간 다르다. 경기 시간은 1피리어드 10분이다. 또 경기가 끝나기 전이라도 한 팀이 21점을 올리면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 공격제한시간은 12초이며, 정규 경기 3점슛은 2점으로 인정된다. 이외의 득점은 모두 1점이다. 이밖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만 ‘WKBL 3X3 토너먼트 트리플 잼’은 FIBA 3X3 공인구가 아닌 WKBL 공인구를 사용했다.

WKBL 6개 구단은 각 팀당 4인의 선수로 선수단을 꾸렸다. 최근 아시아컵에 참가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아시아컵 베스트5에 선정됐던 임영희(우리은행)을 비롯해 박하나(삼성생명)와 김단비(신한은행), 박지수(KB스타즈) 등이 각 소속팀 대표로 참가했다. WKBL 유망주인 김지영(KEB하나은행)과 진안(KDB생명), 나윤정(우리은행) 등도 선수로 참가했다. 

일부 팬들은 선수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행사장에 나타났다. 가장 먼저 박다정과 이주연(이상 삼성생명)이 도착하자 팬들은 선수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곧이어 도착한 신지현(KEB하나은행) 역시 밀려드는 사인과 사진 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첫 대회 우승, KDB생명

WKBL 3X3 토너먼트 트리플 잼은 DJ의 사전 공연과 흥겨운 스트리트 댄스로 문을 열었다. 이후 메인 이벤트인 3X3경기가 열렸다. 본 경기는 예선과 본선, 결선으로 진행됐다. 

예선전은 신한은행과 KB스타즈, 삼성생명과 KEB하나은행, KDB생명과 우리은행의 맞대결이 차례로 열렸다. KB스타즈와 삼성생명, KDB생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예선전 승리 팀 중 득실차가 가장 높은 KDB생명은 결승전으로 직행했다. 

선수들은 대게 처음에는 가볍게 경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내 곧 실제 경기를 방불케 했다. 강한 몸싸움이 나왔고, 거친 파울도 속출했다. 스핀무브와 날카로운 패스 등 화려한 기술을 뽐내기도 했다. 관중석에서는 정확한 외곽슛과 농구 기술이 나올 때마다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또 경기와 경기 사이에 이벤트를 진행해 관객의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우승은 KDB생명이 차지했다. KDB생명은 결승전에서 삼성생명을 15-12로 꺾었다. KDB생명은 경기 내내 리드를 잡았다. 김소담의 골밑 득점으로 경기 포문을 연 KDB생명은 구슬과 노현지의 연속 2점을 통해 초반부터 흐름을 장악했다. 결국 경기 막판 노현지의 미드레인지로 우승을 확정했다. KDB생명 선수단은 상금으로 300만 원을 받았다. 

노현지(KDB생명)는 “우승을 차지해 기분이 좋다. 관객이 생각보다 많았다. 경기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농구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이 기세를 몰아 박신자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이 대회 상금과 박신자컵 상금을 더해 선수단 회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레이업으로 대회 첫 득점자가 되었던 심성영(KB스타즈)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지기 싫어서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이어 “관중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졌다. 신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농구에 젖은 한강의 일요일

‘3점슛 컨테스트’도 함께 진행했다. 각 팀에서 1명씩 참여했다. 박하나(삼성생명), 김아름(신한은행), 나윤정(우리은행) 등이 참여했다. 우승자는 7개를 림에 넣은 강이슬(KEB하나은행)이 차지했다. 강이슬은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장기인 3점슛을 자랑할 기회가 있어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힙합 가수인 팔로알토와 허클베리피의 공연이 이어졌다. 시상식 직후 현장에는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지만,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 일어나 일요일 밤을 신나게 즐겼다. 

KB스타즈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관람한 김응수(남, 19세) 씨는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청주에서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템포가 빨라서 5대5 경기보다 훨씬 더 몰입된 상태로 응원했다”며 “비시즌에 선수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데 오늘 같은 이벤트를 자주 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나가다가 우연히 보게 됐다”고 한 장재훈(남, 만37세) 씨는 “음악과 함께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농구를 관람했다”며 “흥미로운 경험이었고, 재미있었다. 여자농구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될 것 같다”고 돌아봤다.

여자농구 유망주 역시 행사장을 찾았다. 국가대표 예비명단에 뽑히기도 했던 박지현(숭의여고)을 비롯해 고나연(분당경영고), 이채은(인성여고) 등이 예빛섬을 찾았다. 관객으로 참여한 유망주에게 이번 행사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박지현은 “언니들이 뛰는 모습을 보니 나도 경기에 뛰고 싶어졌다. 꼭 WKBL 선수가 돼서 이런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나연은 “관중들이 언니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모습이 색달랐다”고 떠올렸다. 

이주연(삼성생명)의 친동생인 이채은은 “(이)주연 언니가 야외에서 뛰는 모습을 처음 봤다. 신기했다. 언니처럼 많은 사람 앞에서 농구를 하고 싶다. 꼭 WKBL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장을 찾은 이환우(KEB하나은행) 감독은 “색다른 이벤트였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오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hsl_area@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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