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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 ‘경상도 사나이’ 이승현-김진유의 동거스토리 ①

[루키=김영현 기자] 앞으로 한동안 이들의 '한방 생활'은 볼 수가 없다. 이승현이 시즌을 마치고 상무로 입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같은 집 같은 방을 썼던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기둥’ 이승현(상무)과 '미래' 김진유의 동거 스토리를 공개한다.

이승현은 낯가림이 심한 김진유를 배려해 ‘김진유 대변인’을 자처했다. 고맙게도 많은 것을 폭로해준 덕분에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포인트는 이승현의 김진유 성대모사였다. 김진유의 고향은 경상북도 상주인데,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사투리를 쓰고 있다고. 근데 말하는 걸 듣다 보면 경상도가 아닌,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것 같았다. 영상이 아닌 글로 전하려니 현장감이 덜한데, 뭐랄까… ‘~했드래요’의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이들의 케미스트리는 상상 이상이었다. 방에 냄새가 날까 봐 평소 즐겨 쓰는 양키 캔들을 켠 섬세하고도 꼼꼼한 형 이승현과 인터뷰를 위해 자유롭게 배열된 물건들을 모두 장롱에 숨겨놓은 귀여운 막내 김진유. 지금부터 이승현의 김진유 관찰 일지를 시작합니다!

해당 기사는 더 바스켓 2017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관찰 남’ 승현과 ‘낯가림 심한’ 진유
오리온은 아파트를 숙소로 썼는데, 이승현과 김진유가 쓰는 집에는 이들 외에도 여러 명이 함께 산다. 이들은 입구 가까이 위치한 방을 함께 쓰고 있었다. 지금은 매일 동고동락하는 막역한 사이지만, 프로에 오기 전까지는 공통분모가 없었던 터라 서로 잘 몰랐다고 한다.

루키 더 바스켓(이하 'RB') : 서로 출신 대학도 달라서 프로에서 한 팀이 된 후로 친해졌겠어요.

이승현(이하 '승현') : 고려대에 있을 때는 (김)진유를 잘 몰랐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인연이 있긴 하더라고요. 제가 용산고 3학년 때 상주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상산전자고(김진유 출신고교) 숙소에서 잤거든요. 그때 얘가 있었다더라고요.

김진유(이하 진유) : (이)승현이 형은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봐왔어요. 형이 칠곡초등학교, 제가 상주초등학교를 나왔거든요. (승현은 자신에 관해 너무 자세히 아는 진유에게 흠칫 놀랐다) 칠곡이랑 상주는 40분 거리거든요. 형이 또 구미 출신이더라고요. 그때부터 지켜봤고요. 형이 용산고 시절에 청소년대표팀에 뽑혀서 상주중에서 연습했는데, 그때도 봤어요.

RB : 이승현 선수는 팀에 신인이 누가 올지 궁금했을 것 같아요.

승현 : 누가 올까 했는데, 진유가 뽑히더라고요. 신인이 들어오면서 방 배정을 다시 했는데, 진유랑 룸메이트가 된 거죠. 저는 진유를 잘 모르니까 (이)종현(모비스)이한테 물어봤거든요. 종현이가 '얘 같은 순둥이 없다'면서 잘 부탁한다더라고요. 겁도 많고 소심하고 모든 걸 다 타고났다고요. 그런데 막상 왔는데 아니었어요. 적극적이더라고요. 장난도 치고 별 거 다해요. 하하.

진유 : 저도 애들한테 형에 관해서 다 물어봤는데, 걱정하지 마라더라고요. 제가 낯가림이 심한데, 형이랑은 금세 가까워졌어요. 형이 되게 친근감 있게(?) 대해줬어요.

승현 : 야, 말투가 좀… 뭔가 억지로 말하는 거 같잖아!

진유 : 형이 처음 본 사람이 아닌 것처럼 때리고 그래서 엄청 친해졌죠.

승현 : 저는 친한 사람은 원래 때려요. 하하. (한 대 맞으면, 큰일 날 것 같다고 하자) 조절해서 때리죠. 조절 안 할 때는 진짜 열 받았을 때고요. (진유는 아직 그렇게 맞은 적이 없답니다) 그렇게 맞은 애들은 고려대 후배 이종현, 강상재(전자랜드), 이동엽(삼성) 정도예요. 딱 봐도 까불까불한 애들 있잖아요. 하하.

RB : 방에선 주로 뭐 하세요?

승현 : (진유에게) 너, 방에 잘 안 들어오잖아. 얘가 낯가림이 심한 걸 그때 알았어요. 룸메이트가 되고 나서 잘 때만 방에 들어오더라고요, 잘 때만. 안방이 따로 있는데, 거기에 이호영이랑 신인들이 같이 쓰거든요. 거기서 놀고 있더라고요. 방에 안 들어오냐니까 ‘(진유의 강원도 사투리를 흉내 내며) 아니에~요, 들어~가요’ 이러더라고요.

진유 : 아, 그때는 빨래를 돌려놓아서… 그거 찾아가느라고… (승현, ‘빨래 돌릴 동안, 방에서 기다리면 되잖아’라고 하자) 소리가 안 들리니까요… (승현 다시, ‘시간 맞춰서 나가면 되잖아’라고 하자, 진유는 더 이상 변명을 대지 못했다)

승현 : 얘는 둘만의 공간이 너무 어색한 거예요. 저는 얘가 전화하건, 뭘 하건 신경 안 쓰거든요. 한 번은 진유한테 전화가 왔는데, 나가서 받는 거예요. 저희 말고 독방 쓰는 형들도 많고 하니까 밖에서 하면 시끄러울까 봐 방에서 하라고 한 건데, 굳이 나가더라고요. 아예 패딩을 입고 이 집 밖에 나가서 해요. 비상구 계단에서요. 너 그런 적 있지?

진유 : 몇 번 있었어요.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옛날부터 그랬어요. 성격이 그래서요.

승현 : 이제는 제가 좀 편해졌는지 방에서 통화하더라고요. 여자 친구는 없다는데, 아는 여자는 많더라고요. 막 통화하길래 누구냐고 하면, '아는 누나에~요.' 또 누구냐고 하면 '아는 동생이에~요.' 또 누구냐고 하면 '아는 친구'라고 하더라고요.

이후 진유는 승현에게 그 여자 사람 친구는 본인이 직접 남자 친구도 소개해줬다며, 정말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했다. 이에 승현이 그럼 아는 누나의 정체는 뭐냐고 묻자, 정~~~말 아는 누나라며 진땀을 뺐다. 끝으로 승현은 “얘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순진하다’ 이런 거로 어필하는 것 같아요. 실상은 아니잖아~”라며 말끔하게 정리해줬다. 참 깔끔하다.

김진유, 처음으로 스타팅 멤버 되던 날
김진유는 2017년 1월 28일 SK 전에서 프로에 온 이후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 나와 5분 남짓 뛴 게 다였는데, 이날 깜짝 선발로 나선 것이다. 

SK 주전 가드 김선형을 막으라는 특명을 받고 나온 그는 15분 25초 동안 6점 2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다. 건국대 시절까지 슈팅가드를 봤던 터라, 포인트가드로서 리딩이나 경기운영능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패기 넘치는 수비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승현 : 저희 팀이 베스트 멤버를 경기 전날 정하거든요. 근데 SK 경기 전날, 진유가 방에 들어오더니 의자에 앉아서 막 고개를 숙이고 진지한 척하는 거예요. (이 모습은 이승현이 따라 한 아래 사진 참고) 뭐하냐고 물었더니, ‘형 저 내일 베스트에요. 어떻게 해야 돼요?’라면서 막 다리를 떨더니 휴대전화를 보는 거예요. 그러더니 또 밖에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막 난리였던 거죠. 제가 방에 불러서 ‘그냥 네가 할 거 하면 된다’고 하니까 ‘아, 형 모르겠어요. 머리가 백지예요’라더라고요. 저는 발목을 다쳐서 경기를 못 뛰고 있었는데, 그 경기에서 얘가 속공 치고 나가서 레이업을 넣는 거예요. 그래서 ‘진유야~~~’ 이러면서 소리 지르고 난리 났죠. 그날 잘해서 인터뷰할 줄 알고 제 이름 얘기하라고 했는데, 인터뷰는 못 했더라고요.

RB : 경기 뛸 때 표정은 별로 긴장 안 한 것 같았는데, 그런 내막이 있었네요. ㅋㅋㅋ.

승현 : 경기 중에 얘 표정 보면 완전 무표정이에요. 공 갖고 넘어오면 무조건 추일승 감독님부터 쳐다보고요. 무슨 패턴을 해야 할지 모르는 거죠. 하하. 패스나 이런 건 부족해도 치고 나오는 능력이 되고 수비도 열심히 하니까 더 잘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요. 촉망받는 유망주예요. 한 번은 연습 때 얘가 돌파하다가 저를 들이박았는데 제가 나가떨어졌잖아요. 1대1에 뚫렸거든요. 헬프를 나갔는데 얘가 피하던가 해야 하는데 그대로 돌진하는 거예요. 제가 넘어지니까 감독님이 ‘야, 엄살피우지 마’라고 하시는 거예요. 진짜 아팠거든요. 얘가 ‘형은 안 떨어져 나갈 줄 알았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야, 나도 사람이야. 아무리 힘이 세도 나는 가만히 있고, 너는 전속력으로 들이박는데 내가 나가떨어지지.

RB : ㅋㅋㅋ. 둘이 있을 때 농구 얘기도 하나요?

진유 : 제가 농구하면서 포인트가드를 처음 보는 거라서 뭘 어떻게 해야 하냐고 가끔 물어보긴 해요.

승현 : 신인이 뭘 어떻게 하겠냐. 수비 열심히 하면 되지. 근데 얘가 수비는 진짜 열심히 하더라고요. 나랑 비슷해~

진유 : (한술 더 뜨며) 사람은 투박해야 돼요 역시...

②편에서 계속…

사진 =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김영현 기자  kimdunk@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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