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이 휩쓸고 지나간 오프시즌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거물급의 이적 소식보다는 휴가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오는 시기. 이럴 때야말로 신선한 뉴페이스(New Face)들을 알아볼 때가 아닐까. 그래서 준비했다. 2017-18 시즌에 등장할 새 얼굴들을 살펴보는 [루키 현미경]. 이번 시간의 주인공은 보스턴 셀틱스의 제이슨 테이텀이다.

 

▲ 제이슨 테이텀 프로필
- 소속팀: 보스턴 셀틱스
- 지명 순위: 1라운드 전체 3순위
- 출신: 듀크 대학
- 포지션: 스몰 포워드
- 생년월일: 1998년 3월 3일
- 신장: 204cm (6피트 8인치)
- 체중: 95kg (210파운드)
- 윙스팬: 211cm (6피트 11인치)
- 유사한 NBA 선수: 폴 피어스, 대니 그레인저

 

▲ 장점 - 완성도 높은 스코어러형 유망주

아직 프로 무대에 데뷔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상당히 완성도 있는 공격 기술을 갖췄다. 특히 3점슛 라인 바로 안쪽에서 시도하는 미드레인지 게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 페이스업 공격에 이은 돌파, 스탭백 점프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포스터업 공격 이후 턴어라운드 점프슛도 테이텀의 강력한 무기다.

7월에 열린 서머리그에서는 공격 기술을 하나 더 장착한 채 나타났다. 덕 노비츠키의 전매특허인 '학다리 페이더웨이 점프슛'이 그것. 204cm의 장신에 211cm의 엄청난 윙스팬을 가진 테이텀은 동포지션 선수를 상대로 사이즈의 우위를 앞세워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전천후 스코어러가 될 자질을 지녔다.

그렇다고 해서 림만 쳐다보는 선수는 아니다. 반대편에서 페인트존으로 컷인하는 동료나 속공 상황에서 옆에서 달리는 동료에게 찔러주는 패스도 수준급이다. 공이 한 번 들어가면 블랙홀이 되는 유형의 공격수는 아닌 셈이다.

당장 득점력만 보면 오는 시즌 데뷔하는 어떤 루키에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수 있는 선수다. 상대 수비를 1대1로 교란하는 득점 기술은 그의 우상 코비 브라이언트를 닮았으며, 스탭백 점퍼는 보스턴의 대선배인 폴 피어스를 생각나게 한다. 대니 에인지가 고교 시절부터 테이텀의 비디오를 수시로 돌려볼 정도로 그에게 빠져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테이텀의 재능 때문이었다.

▲ 단점 - 알 수 없는 출전시간과 1대1 공격 의존도

테이텀은 득점 재능은 분명 탁월하다. 당장 NBA에서 출전 시간을 보장 받으며 뛴다면, 평균 15득점 이상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소속팀이 보스턴이라는 점이다. 보스턴은 올여름 제이 크라우더를 끝내 트레이드하지 않았으며, 2016년 드래프트 3순위 출신의 포워드 유망주 제일런 브라운도 데리고 있다. 심지어 FA 시장에서는 올스타 스몰포워드 고든 헤이워드까지 영입했다. 스몰포워드 포지션이 과포화 상태다.

때문에 테이텀은 드래프트 동기인 마켈 펄츠(필라델피아), 론조 볼(LA 레이커스) 등과 달리 출전 시간을 얼마나 확보할 지 여전히 미지수다. 소속팀 보스턴이 이미 동부지구 우승을 노리는 강팀이고 엄청난 로스터 깊이를 구축하고 있다. 때문에 테이텀은 루키 시즌부터 길지 않은 출전 시간에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로 모두 뛸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테이텀은 스몰포워드만 뛰기엔 큰 신장(204cm)과 긴 팔(윙스팬 211cm)을 가졌다. 기동성, 슈팅 능력이 중요시되는 현대농구에서 테이텀은 파워포워드로도 뛰어도 상당한 이점을 보일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테이텀의 평균 출전 시간은 30분을 넘기 힘들 전망이다. 탁월한 재능에도 불구하고 테이텀이 2017-18 시즌 신인왕 후보로 많이 거론되지 않는 이유다.

1대1 공격에 다소 편중된 공격 방식도 문제다. 서머리그에서는 너무 적극적인 1대1 공격 시도로 팀 전체의 공격 템포를 죽이는 모습도 보였다. 물론 서머리그는 어디까지나 유망주들과 초청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단기 대회일 뿐이다. 테이텀의 잠재력을 최대한 확인하고픈 마음에 보스턴 코칭 스태프가 테이텀에게 1대1 공격을 기회가 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시도하라고 주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머리그에서 테이텀이 보여준 1대1 공격에 대한 '과몰입'은 NBA 정규시즌에서는 지양되는 게 좋다. 이미 보스턴에는 아이재아 토마스, 고든 헤이워드라는 뛰어난 공격수가 있고, 루키인 테이텀은 어쨌든 둘 중심의 농구에 최대한 맞춰가야 하는 입장이다. 결국 향후 테이텀의 과제는 두 가지가 될 것이다. 1대1 공격 외의 부분에서도 효율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 소속팀과의 궁합은?

보스턴은 1순위 지명권으로 마켈 펄츠를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스스로 그걸 포기했다. 항간에서는 보스턴이 1순위 지명권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더라도 결국은 테이텀을 뽑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보스턴은 드래프트 전부터 테이텀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식스맨으로 경기에 나설 경우, 테이텀은 보스턴에 필요한 벤치 득점력을 크게 업그레이드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지난 시즌 보스턴의 벤치 평균 득점은 32.7점으로 리그 22위에 머물렀다. 벤치 자원의 야투 효율은 27위였다. 아이재아 토마스가 코트를 떠나면 공격을 효율적으로 풀어줄 선수가 없어 늘 애를 먹었다. 마커스 스마트는 기복이 심했고, 다른 벤치 자원들은 득점력이 그리 좋지 않았다. 두터운 로스터에 비해 약한 벤치 득점력은 지난 시즌 보스턴에게 큰 고민거리였다.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는 테이텀은 이 부분에서 보스턴에게 명쾌한 해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 스몰포워드를 상대로는 사이즈, 파워포워드를 상대로는 스피드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는 테이텀은 이미 완성 단계에 접어든 다양한 공격 기술을 통해 많은 득점을 스스로 생산해낼 것이다. 벤치 공격의 구심점이 되어줄 선수를 얻은 셈이다.

테이텀의 선배이자 보스턴의 에이스인 아이재아 토마스도 처음엔 벤치에서 NBA 커리어를 시작했다. 물론 60순위 지명자인 토마스에겐 애초에 주전 기회가 가기가 힘들었다. 지명 순위는 높지만 경쟁자가 너무 많아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테이텀과는 상황이 다소 달랐다.

하지만 토마스처럼 벤치 자원에서 벤치 에이스로, 벤치 에이스에서 주전 라인업의 에이스로  차분히 성장해간다면, 테이텀은 어느새 리그를 대표하는 스코어러로 거듭나 있을 것이다.

▲ 재밌는 사실들
1) 제이슨 테이텀의 우상은 코비 브라이언트였다. 그는 코비를 너무 좋아한 탓에 어린 시절 레이커스의 팬으로 자랐다.

2) 제이슨 테이텀의 어머니 브랜디 콜은 만 19살이던 대학 신입생 시절 테이텀을 임신했다. 해외리그에서 농구 선수로 뛰던 아버지 저스틴 테이텀을 대신해 브랜디 콜이 혼자서 학교를 다니며 제이슨 테이텀을 키웠다. 테이텀은 어린 시절의 꽤 오랜 기간 동안 아버지 저스틴 테이텀을 만나지 못했으며, 지금도 어머니 브랜디 콜과 살고 있다.

3) 전 NBA 선수인 래리 휴즈는 제이슨 테이텀에게 '대부'로 통한다. 래리 휴즈는 테이텀의 아버지 저스틴 테이텀과 고교 시절부터 절친이었으며, 이런 인연으로 어린 시절부터 테이텀은 래리 휴즈에게 코트 안팎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 때 클리블랜드에서 르브론 제임스의 동료로 뛰었던 래리 휴즈는 어린 테이텀을 르브론의 훈련장에 데려간 적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테이텀은 훗날 인터뷰에서 르브론과 함께 훈련한 것에 대해 "정말 믿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라며 회상했던 바 있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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