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주, 김동영 기자] 세상의 모든 미래가 만난 자리. 두 명의 김민규는 프로 농구 선수라는 같은 꿈을 공유했다.
2017 홍이장군배 KBL 유소년 클럽 농구대회 2일차에 접어든 5일 원주 종합체육관. 이날 초등 고학년부인 전자랜드 2팀은 삼성 2팀을 21-12로 꺾고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전자랜드 2팀에는 두 명의 김민규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탄탄한 체격으로 골밑을 든든히 지킨 센터 김민규(172cm/99번) 군과 안정적인 드리블과 레이업으로 전자랜드의 공격을 이끈 포워드 김민규(157cm/11번) 군이 그 주인공.
포워드 김민규(11) 군은 KBL 유소년 클럽 대회가 익숙한 선수다. 지난해 열린 대회에서 8년만에 전자랜드 저학년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 대회에서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11) 군의 활약은 대단했다. 상대 선수를 쉽게 제치던 드리블은 물론이고 동료를 살리고 파울을 얻어내는 센스도 여전했다. 덕분에 팀은 쉽게 예선 통과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는 “슛과 드리블이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잘 풀린 것 같아요. 민규 형이 팀 리바운드도 잘 잡아주고 골밑슛도 잘 넣어줘서 더 편했던 것이 컸어요”라고 말했다.
‘작은’ 민규의 말대로 센터 김민규(99) 군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전자랜드에 들어온 그는 클럽 농구를 시작한지 7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팀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또래보다 한 뼘 더 큰 키와 탄탄한 체격으로 골밑을 제패했다.
김(99) 군은 “처음에 부담감이 컸어요. 전국대회로 규모도 크고 TV에도 나오니까요. 그래도 모두 이기면서 예선 통과하게 돼서 다행이에요”라며 “다른 대회에서는 활약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어느 정도 팀에 보탬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센터 김민규(99) 군이 초등학교 6학년, 포워드 김민규(11) 군이 초등학교 5학년으로 나이가 다르지만 팀에서는 두 선수는 팀에서 서로 가장 의지하고 믿는 친구 중 한 명이다.
김민규(11) 군은 “민규 형은 재밌고 잘 챙겨주는 형이에요. 제가 장난쳐도 장난을 많이 받아주고 착한 형이에요. 그래서 더 친해질 수 있었어요”라며 '형' 김민규를 믿고 따르는 모습이었다.
두 민규가 친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두 선수의 꿈 모두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기 때문. 김민규(99) 군은 “중학교 때부터는 제대로 농구를 배워 농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부모님께는 이미 허락을 맡았어요. 이번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동생 민규도 마찬가지. 김(11) 군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아니지만 중학교 졸업하는 시기에 엘리트 농구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프로 농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각오를 밝혔다.
두 민규의 큰 꿈을 키우기 위해 이번 대회가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선수들이 클럽 농구를 통해 엘리트 농구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이번 대회 성적도 두 선수에겐 중요하다.
이번 대회 목표에 대해 두 선수는 한 목소리로 우승을 외쳤다. 다만 그럴 경우 MVP가 누가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동생 김민규(11) 군은 크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형 김민규(99) 군이 나섰다.
김(99) 군은 "MVP는 '민규' 중에 한 명이 받았으면 좋겠어요"라며 씩 웃었고 동생 민규도 그제서야 크게 웃어보였다.
사진: 김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