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김영현 기자] 여자농구 ‘레전드’ 이미선이 선수가 아닌, 코치라는 이름으로 코트에 다시 섰다. 코치 이미선은 어떤 모습일지, 또 레전드 코치가 더해진 삼성생명의 유망주들은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마친 이미선은 지난 1일부터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정식 코치로 선임됐다. 1997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그는 19년 동안 줄곧 한 팀에서만 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여자농구 대표팀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안긴 역사다.

그런 그의 코치 합류 소식은 많은 이에게 반가움과 기대를 동시에 안기는 뉴스거리였다.

이런 반응을 잘 아는 그에게 코치로서의 시작은 부담스럽고 위치도 어색하지만, 다른 팀도 아닌 친정처럼 편한 삼성생명이기에 반가움과 기대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는 “농구 선수 이미선은 벽에 걸린 저 사진으로 끝이고, 코치로서 바닥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이다.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생각이다. 막내 코치로서 긴장감을 갖고 배워나갈 것이다. 코트를 벗어나 미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지금의 생활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알게 된 만큼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도 이미선이 코치로서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부담을 주기보다 차차 배워나가길 기대했다. 또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부분을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대상을 가드로 한정짓진 않았지만, 한국을 대표했던 명품가드인 만큼 팀의 가드진에게 더 세심한 지도가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2일 용인 삼성생명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만 대학선발과의 연습경기 하프타임 때도 윤예빈, 박다정 등 가드진에게 상대의 기습적인 압박 수비를 대처하는 움직임을 가르쳐 주는 등 코치로서의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이미선의 은퇴 후 '그의 대체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생명은 성장세를 보이는 강계리, 장신 가드 윤예빈, 공격력에 강점이 있는 이주연 등 많은 가드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다. '코치' 이미선은 이들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은 강계리가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팀 전체로 봤을 때 가드의 역할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앨리사 토마스를 선발하는가하면, 플레이오프 때는 불가피하게 김한별에게 1번을 맡겼다. 여전히 안정감 있는 가드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미선은 팀 내의 어린 가드 유망주들에 대해 “각자 장점이 있다. 어린 선수들은 안 되는 부분을 조금씩만 잡아줘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큰 틀은 감독님이 정해주시는 것이고, 나는 옆에서 도와주면 될 것 같다. 내가 팀을 떠나 있던 사이에 새로 온 선수들도 있는 만큼 선수 파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초보 코치지만, 국내외 무대를 누비며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 가드로서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코치 이미선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도자로서의 경험을 쌓아가는 동안, 삼성생명의 유망주 가드진들도 함께 성장해가길 기대해본다.

사진 = 루키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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