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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컵 전문가 분석] 성장하는 대표팀,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 거두길

[루키=편집부] 호주의 벽은 높았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8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2017 FIBA 여자농구 아시아컵 호주와의 경기에서 64-81로 졌다. 3-4위전 진출이 확정된 우리 대표팀은 중국-일본 전에서 패한 팀과 내일 마지막 순위 결정전을 갖는다.

이렇게 정리하는 게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졌지만 잘 싸운 경기'라고 말할 수 있다. 최강 전력의 멤버로 구성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호주는 확실히 수준이 다른 강팀이다. 

WNBA에서 뛰는 선수들을 제외했음에도 신구 조화의 구성이 잘 되어 있고 선수들이 높이와 개인 기량도 좋을 뿐 아니라 팀 플레이로 가져가는 공격 옵션도 다른 팀들에 비해 월등하다.

이러한 호주를 상대로 우리 대표팀은 예선 첫 경기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만 두 번 만났다. 첫 대결에서 호주라는 이름에 위축 되서 피하는 모습이 많았다면, 오늘은 질 때 지더라도 과감하게 부딪히는 모습이 나왔다. 경기를 본 팬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경기를 할 때 얻을 수 있는 것도 더 많다.

대표팀은 오늘, 앞선 네 경기와는 분명 다른 선수 운용을 펼쳤다. 사실상 이기기 힘든 호주 전을 버리고 3-4위전에 집중한 것일 수도 있고, 체력적으로 피로도가 높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다른 때보다 많은 시간을 소화한 선수들이 적극성을 갖고 경기를 펼쳤다는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짧은 시간 경기에 투입되면서도 코트에 자신이 들어온 이유를 찾지 못하는 선수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이기적이다. 선수는 경기에 투입되면 팀을 위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혼자 겉돌면 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경기의 중요성 여부는 선수가 판단하는 게 아니다. 코트에 투입됐을 때는 자신을 기용한 코칭스태프와 함께 뛰고 있는 선수들을 믿고 자기 역할에 항상 충실한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현 위치가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한 답이 나왔다고 본다. 앞으로의 대표팀은 이러한 상황에 맞게 운영해야 할 것 같다.

가장 좋은 기량의 선수들을 선발해도 객관적으로 중국이나 일본과 승부를 보기 힘들다면 베테랑 보다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선발해 경험을 쌓게 할 필요가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나서도 성적에 큰 차이가 없다면 대표팀에서도 선수를 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선배들이 갑자기 빠져나간 후 강제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 국제대회 경쟁력은 더욱 떨어지며 악순환만 가중된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강자리를 지킨 중국도 주기적으로 이런 교체를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한다.

오늘 심성영, 강이슬, 김소담 등은 처음 경기에 나섰을 때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국제대회를 통해 배우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결국 이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라면 꾸준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들도 주어진 기회를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심성영의 저돌적인 돌파나 강이슬의 거침없는 3점슛은 승부 결과와 관계없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똑같은 약점을 반복해서 보였다는 것이 아쉽다. 단순히 높이의 약점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발전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역량은 물론 선수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중고등학교때 배운 수비를 갖고 프로 초반까지 써먹는다.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비를 궂은일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누구도 하기 싫은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비도 재미를 붙이면 훨씬 더 즐겁게 농구를 할 수 있다. 수비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어린 선수들이 ‘수비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마지막 남은 상대는 중국 아니면 일본이다. 안타깝고 자존심 상하지만 두 팀 모두 우리보다 한 수 이상 앞서고 있는 팀인 것이 사실이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오늘 좋은 모습을 보인 어린 선수들이 반복하고 있는 수비적인 실수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박정은 SPOTV 여자농구 해설위원, <루키 더 바스켓> 칼럼리스트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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