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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컵 전문가 분석] 곽주영의 분전, 대표팀의 투지를 깨워

[루키=편집부] 그 어느 때보다 불안했던 예선을 치렀지만 결국 대표팀이 목표를 달성했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7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2017 FIBA 여자농구 아시아컵 8강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64-49로 이기고 4위까지 주어지는 2018 FIBA 여자농구 월드컵 진출 자격을 확보했다.

기대와 함께 초조했던 경기였다. 뉴질랜드의 전력도 좋지는 않았지만 우리 대표팀 역시 정상전력이 아니었고 예선 3경기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필리핀 전도 수확은 있었지만 사실 아쉬움이 더 컸다. 하루 휴식을 가졌지만 온전히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좋은 모습을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이날 보여줬다. 야투가 빗나가며 1쿼터에 리드를 내줬지만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공격 리바운드 가담을 비롯해 대회 내내 가장 불만이었던 기본적인 플레이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적극성도 나타났다. 다만 그런 선수들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던 발화점이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대표팀을 깨운 곽주영의 투지
하지만 2쿼터에 대표팀은 흐름을 완전히 우리 쪽으로 가져왔다. 여기에는 곽주영의 역할이 컸다. 대표팀이 8-18로 끌려가던 2쿼터 2분 45초 무렵 곽주영이 페인트존으로 치고 들어가며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냈다. 결과도 좋았지만 적극적으로 몸을 붙이면서 상대 인사이드를 공략하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곽주영의 플레이가 선수들의 활약에 기폭제가 됐다.

곽주영은 오늘 경기에서 초반부터 적극적인 몸싸움과 리바운드 가담으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팀 사기를 높였다.

최근 몇 년간 곽주영의 플레이를 보면 골밑보다는 하이포스트에서 슛을 노렸고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은 자주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에는 선수들 사이에 소위 ‘몸빵하면 곽주영’이라고 할 만큼 힘이 좋고 인사이드에 강점이 있던 선수였다.

마치 대표팀에 맺힌 한이라도 푸는 것처럼 대단한 투지와 적극성을 보여줬고 이는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는 물론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또한 이 무렵부터 대표팀의 존 디펜스에 뉴질랜드가 어려움을 겪었다. 뉴질랜드는 예선에서도 존 디펜스에 약점을 보였는데 반대로 우리 대표팀은 예선에서 거의 맨투맨 수비를 유지했다. 그래서인지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의 존 디펜스에 대해 대비를 하지 못한 것 같다.

농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갖추며 자신감을 찾은 우리 선수들은 적극적인 인사이드 공략까지 더해지며 야투 집중력이 높아진 반면 뉴질랜드는 존 디펜스에 대항하다가 자신들의 리듬을 잃었다. 일대일 농구가 익숙했던 선수들이 존을 깨기 위해 패스를 돌리다가 시간에 쫓겼고 그러다보니 슛을 던질 때 자기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이것이 결국 우리가 23점을 연속으로 득점하는 원동력이 됐다.

뉴질랜드도 질리언 하몬과 미카엘라 콕스가 내외곽을 담당하며 추격을 했고, 우리는 3쿼터와 4쿼터에 한 차례씩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벤치에서 작전타임을 통해 적절하게 대응점을 찾았고, 맨투맨과 존디펜스를 번갈아 서면서 상대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박하나 강이슬의 역할, 벤치의 우위로 체력전 승리
그리고 벤치 선수들의 역할에서 앞섰던 것도 큰 힘이 됐다. 이번 대회 내내 식스맨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하나가 투입될 때마다 제 역할을 해주면서 선수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벤치에 있다가 투입되면 경기에 적응하고 집중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박하나는 이번 대회에서 투입될 때마다 높은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오늘은 강이슬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강아정과 박혜진이 뛰지 못하면서 가용 인원이 부족한 대표팀이지만 이들의 활약으로 8명 정도를 활용할 수 있었다. 없는 살림 속에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하며 6명 정도의 선수가 주축인 뉴질랜드보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섰다.

4쿼터에도 2점차까지 따라온 뉴질랜드였지만 결국 체력적인 열세로 무거워진 발은 마지막 승부처에서 힘을 낼 수 없는 이유가 됐다.

반면 우리 대표팀은 곽주영은 물론 임영희도 몸을 사리지 않으며 선배들의 솔선수범으로 팀 분위기를 다잡았고 막내인 박지수가 골밑에서 고군분투해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몸싸움과 골밑 플레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지수는 장점인 페이스업 게임을 통해 좋은 경기를 펼쳤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단비 역시 최선을 다했다. 

김단비는 이번 대회, 선수들의 부상과 1번 역할이라는 부담을 추가로 떠안으며 에이스다운 기록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김단비 역시 발목이 좋지 않은 상태다. 몸이 좋지 않으니 평소에 잘 하던 드라이브인도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팀에 부상 결원이 많기 때문에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어떤 것을 특별히 하지 않아도 함께 하는 것만으로 힘이 되어주는 선수가 있다. 김단비는 오늘 득점은 4점에 그쳤지만 6개의 리바운드와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힘든 상황에도 묵묵히 역할을 하고자 애쓰는 김단비에게도 박수와 격려가 필요하다.

박정은 SPOTV 여자농구 해설위원, <루키 더 바스켓> 칼럼리스트 

박진호 기자  ck17@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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