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 2연패를 당했던 한국여자농구대표팀이 첫 승을 거뒀다. 한국은 25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2017 FIBA 여자농구 아시아컵 B조예선 필리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91-63으로 이겼다. 조 3위를 확정한 우리 대표팀은 4강 진출을 위해 A조 2위 뉴질랜드와 경기를 갖게 됐다.

대표팀이 지난 두 경기에서 부진했지만, 그렇다고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리라는 우려는 없었다. 사실 그 만큼 필리핀과는 전력차가 있었고 경기에서도 증명됐다. 

경기초반 대표팀은 오히려 주도권을 내주고 필리핀에 끌려갔다. 하지만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필리핀의 농구를 보면 대부분 엇박자다. 2부 리그에서 갓 올라온 팀들에게서 자주 보여 지는 모습이다. 기존 팀들과 움직임과 리듬이 다르다. 게다가 필리핀에 대한 정보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코트에서 맞서는 선수들은 낯설음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상대에 대해 적응을 마친 1쿼터 후반 무렵부터는 꾸준히 경기를 우리 위주로 가져갔다.

김한별, 김단비, 그리고 강이슬
전력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 상대이기에 경기 자체에 대한 세세한 분석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뉴질랜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우리가 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할 경기였다.

우선은 김한별의 역할에 주목을 해 볼 필요가 있다. 김한별이 1번 자리에서 오늘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뉴질랜드를 상대하는 베스트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 한다. 문제는 김한별의 무릎 상태와 체력이다.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하는 김단비도 오늘은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 지를 알아가는 것 같았다. 쉬운 득점을 놓치는 모습도 나왔지만 그 보다는 자기 역할을 확실하게 찾아갔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둘 수 있다. 이 부분은 김한별이 좋은 모습을 보인 부분과도 연결이 된다.

강이슬의 활용도도 뉴질랜드 전을 대비해 전술의 폭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강이슬은 공격적인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다. 기존의 외곽 공격이 원활하지 않을 때 조커로서 역할을 해줘야 하는 데 오늘 비교적 많은 시간을 뛰며 경기 감각과 슈팅 감각을 조율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본에 대한 충실함은 여전히 부족
반면 기본적인 것에 더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여전히 부족함이 있다. 선수들은 나름대로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경기에 나온 것 같았지만 상대가 전력이 약하다보니 플레이가 계속되면서 다소 안일해졌던 것 같다.

수비, 리바운드, 박스 아웃은 농구에서 가장 강조가 되는 부분이고 기본이다. 이 부분에서 집중력을 잃으면 결코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 상대가 강팀인지 약팀인지 여부가 기본을 지키는 것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상대 전력, 경기 상황 여부와 관계없이 이러한 기본에 끝까지 충실한 습관을 길러야 한다.

패스를 할 때의 신중함도 필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두 발을 땅에 붙이고 뿌리다가 상대에게 걸리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기본적으로 어깨를 넣고, 다리를 넣고 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해야 하는데, 우리보다 체격조건이 우위인 선수들을 상대로 그런 모습 없이 공을 돌리다가는 상대 손에 걸리는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 지난 두 경기는 물론 오늘도 그런 모습이 있었다. 실수도 할 수 있고 경기 내용이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안 된다.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우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8강전까지 하루의 휴식이 있다. 예선 세 경기의 내용과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래도 강팀과 먼저 경기를 치르고 여유 있는 팀을 상대로 토너먼트를 타진하는 경기를 치렀기에 조금 더 나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뉴질랜드 역시 쉬운 팀은 아니다. 대표팀이 남은 기간 동안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한 단계 올라선 모습으로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한다.

박정은 SPOTV 여자농구 해설위원, <루키 더 바스켓>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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