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강하니 기자] 데릭 로즈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데릭 로즈(29, 포인트가드)는 올여름 FA 자격을 얻었다. 2011년 역대 최연소 MVP를 수상한 로즈는 ‘로즈 룰’의 최초의 대상자가 되며 5년 간 9430만 달러의 초대형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로즈는 FA 시장에서 아직도 새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워낙 악재가 많았다. 특히 부상 문제는 로즈의 커리어를 망친 주범이었다. 2016-17 시즌에도 로즈는 시즌 막판 무릎 수술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시즌을 마감하지 못했다. 부상은 몇 년 째 반복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기량도 하락하고 있다. 30살도 되지 않은 로즈의 시장 가치가 폭락해버린 이유다.

결국 FA 대어들과 수준급 자원들이 대부분 행선지를 정한 뒤에야 로즈의 존재감이 FA 시장에서 새삼 부각됐다. 로즈는 최근 클리블랜드, LA 레이커스와 연이어 미팅을 가졌고, 이제는 최종 결정만 남겨 놓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두 팀과의 미팅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로즈는 미국 시간으로 이번 주말 내에 결정을 내릴 전망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클리블랜드와 레이커스가 로즈를 원하는 이유가 다소 다르다는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6월 말 카이리 어빙이 구단에 공식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하면서 다음 시즌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가 공석이 될 위기에 처했다. 로즈와 FA 미팅을 가질 당시만 해도 이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명확하다. 클리블랜드는 어떻게든 어빙을 이번 오프시즌 내에 트레이드해야 한다. 그리고 어빙이 떠난 자리를 로즈로 메워야 한다. 한 마디로 로즈가 어빙의 대안인 셈이다. 물론 로즈가 현재 그 정도의 기량을 가진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주요 포인트가드들이 이미 새 팀을 모두 찾은 상황에서, 클리블랜드로서는 로즈가 비교적 괜찮은 대안인 것만은 분명하다.

레이커스는 클리블랜드와는 상황이 다르다. 로즈가 중요한 대안인 것도 아니며, 그에게 주전 자리도 보장하지 않았다. 대신 레이커스는 로즈에게 멘토 역할을 바라고 있다.

레이커스는 2017-18 시즌에 론조 볼이라는 특급 포인트가드 유망주가 데뷔한다. 볼은 최근 끝난 2017 서머리그에서 MVP를 수상하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서머리그와 정규시즌은 하늘과 땅 차이다. 론조 볼은 이제 막 시작점에 선 선수이고, 그에게는 코트 안팎의 여러 노하우를 전수할 베테랑이 필요하다. 레이커스는 데릭 로즈가 그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물론 로즈와 론조 볼의 플레이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로즈는 성실하고 투철한 프로 의식을 가진 선수로 유명하다. 특히 고향 팀(시카고)에서 최상위 지명(1순위)을 받으며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했다는 점에서 론조 볼과 닮은 면이 많다. 시카고와 뉴욕이라는 최고의 빅마켓 팀에서, 큰 부상을 여러 차례 겪고도 끈질기게 재활을 반복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로즈의 커리어는 그 자체로 꽤나 특별하다. 때문에 로즈가 론조 볼에게 들려주는 조언과 충고는 향후 론조 볼이 NBA 선수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될 여지가 있다.

데릭 로즈 본인이 무엇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선택도 달라질 것이다.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며 재기하길 꿈꾼다면, 클리블랜드가 당연히 더 좋은 선택지다. 반면 슈퍼스타의 과거를 내려놓는 대신 베테랑으로서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도우며 뛰고 싶다면 레이커스가 더 괜찮은 행선지일 수도 있다. 둘 중 어느 곳을 선택해도 장단이 있다.

과연 데릭 로즈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로즈의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