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강하니 기자] 카이리 어빙이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동시에 카멜로 앤써니의 클리블랜드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ESPN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카이리 어빙이 구단 측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누구도 상상치 못한 뉴스다. 어빙은 2014년부터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클리블랜드에서 우승에 도전해왔다. 2016년 파이널에서는 결정적인 7차전 클러치 슛을 터트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어빙은 평소에 르브론이나 클리블랜드 구단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적도 없었다. 어빙의 이번 트레이드 요청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이유다.

현지에서는 클리블랜드 구단에 대한 르브론 제임스의 과도한 개입을 어빙이 좋아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르브론 옆에서 함께 팀의 두 번째, 세 번째 에이스로 뛰는 걸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일리가 있는 분석이다. 어빙은 이미 우승을 맛봤으며, 1992년생으로 이제 만 25살에 불과하다. 르브론과 함께 뛰지 않더라도, 어느 팀에서든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또 찾아올 수 있다.

지난 6월 말 지미 버틀러, 폴 조지 트레이드 루머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에 대해 심기가 굉장히 불편했을 수도 있다. 2014년 FA 시장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자신을 붙잡는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를 두고 클리블랜드로 홀로 떠나버렸던 일을 목격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실제로 올여름 르브론 제임스는 2018년 FA 시장에서 LA 레이커스를 비롯한 다른 팀으로 떠날 수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르브론 본인은 이런 보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하거나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르브론의 이런 애매한 태도가 어빙의 불안감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

ESPN 크리스 헤인즈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어빙은 클리블랜드에 트레이드를 요청하면서 자신이 바라는 행선지로 4개 팀을 꼽았다고 한다. 뉴욕 닉스, 마이애미 히트, 샌안토니오 스퍼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다.

그 중 뉴욕 닉스가 현재 어빙 트레이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멜로 앤써니 트레이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욕은 앤써니를 트레이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휴스턴과 트레이드를 할 경우 받아올 대가가 만족스럽지 않아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와 트레이드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ESPN의 이안 베글리 기자에 따르면 뉴욕 닉스는 어빙 영입을 위해 카멜로 앤써니와 1라운드 지명권을 클리블랜드에 넘겨줄 의향이 있다고 한다. 어빙이 떠나더라도 우승 도전을 위한 전력을 만들어야 하는 클리블랜드로서는 나름 매력적인 제안이다. 뉴욕 닉스는 앤써니를 내보내는 대신 젊고 뛰어난 에이스를 데려올 수 있다.(르브론, 앤써니, 케빈 러브의 공존 문제는 잠시 제쳐두자.)

삼각 트레이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클리블랜드가 어빙을, 뉴욕이 앤써니를, 피닉스가 에릭 블레소를 협상 테이블에 놓고 이적시키는 그림이다.

야후 스포츠 조던 슐츠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클리블랜드가 어빙 트레이드에 피닉스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으며, 피닉스는 에릭 블레소와 타이슨 챈들러 등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운동능력과 득점력이 뛰어난 에릭 블레소는 올여름 뉴욕 닉스와 꾸준히 루머가 떴던 선수다. 뉴욕이 카멜로 앤써니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포인트가드를 데려오길 원하고, 블레소가 뉴욕이 노리는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만약 어빙을 직접 데려오는 게 내키지 않는다면, 뉴욕으로서는 피닉스의 블레소를 데려오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다. 혹은 블레소가 앤써니와 함께 클리블랜드로, 어빙이 뉴욕으로 가고 클리블랜드와 뉴욕이 1라운드 지명권을 피닉스로 넘겨줄 수도 있다.

일단 현재는 트레이드 협상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분명한 것은 어빙은 클리블랜드를 떠나길 바라고, 그가 뛰고 싶은 팀 중 한 팀이 뉴욕이며, 이로 인해 뉴욕의 카멜로 앤써니 트레이드까지 함께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카이리 어빙의 트레이드 요청은 어떤 나비 효과를 불러올까.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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