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강하니 기자] 켄터키 출신 3인방이 뉴올리언스에서 결국 뭉쳤다. 다음 시즌 뉴올리언스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의미 있는 FA 영입에 성공했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야후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뉴올리언스는 베테랑 포인트가드 라존 론도와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기간은 1년. 아직 계약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상황이 아닌 탓에 론도가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받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일단 풀 미드-레벨 익셉션(840만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올리언스는 샐러리캡 유동성이 좋지 않아 전력 보강에 애를 먹고 있었다. 지난 2월 드마커스 커즌스를 트레이드로 전격 영입했지만 이후의 행보는 정체됐다. 솔로몬 힐(잔여계약 3년 3800만 달러), 오메르 아식(3년 3300만 달러), 이트완 무어(3년 2600만 달러), 알렉시스 아진사(2년 1000만 달러) 등 비효율적인 악성계약이 너무 많아 로스터에 스타 플레이어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었다.

올여름 FA 자격을 얻은 즈루 할러데이(5년 1억 2500만 달러)와 재계약한 것도 별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할러데이를 포기해도 샐러리캡 여유분이 1400만 달러 정도밖에 생기지 않았다. 다른 포인트가드 FA를 영입하기엔 터무니없이 모자란 여유분이었다. 결국 뉴올리언스는 일단 할러데이를 잔류시키고 이후의 추가적인 움직임을 노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할러데이 재계약 이후 뉴올리언스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팀들이 준척급 벤치 자원들을 영입하는 동안 뉴올리언스는 침묵만 지켰다. 이대로라면 지난 시즌 후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던 상황. 다행히 베테랑 가드 라존 론도를 뒤늦게나마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불안해 보이던 백코트진을 비로소 보강한 것이다.

*‘고비용 저효율’ 뉴올리언스 발목 잡는 악성계약 4개*
솔로몬 힐: 3년 3800만 달러
오메르 아식: 3년 3300만 달러
이트완 무어: 3년 2600만 달러
알렉시스 아진사: 2년 1000만 달러

 

지난 시즌 시카고에서 뛰었던 라존 론도는 최근 시카고에서 방출되면서 FA 자격을 얻었다. LA 레이커스를 비롯한 적지 않은 팀들이 론도 영입을 검토했으나 계약이 성사되지는 못했다.

론도는 켄터키 대학 출신의 포인트가드로도 유명하다. 존 월(워싱턴), 에릭 블레소, 데빈 부커, 브랜든 나이트(이상 피닉스), 자말 머레이(덴버), 디애런 팍스(새크라멘토, 루키), 말릭 몽크(샬럿, 루키) 등의 선배다. 켄터키 가드 성공사(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드마커스 커즌스, 앤써니 데이비스도 론도의 대학 후배다. 실제로 론도와 뉴올리언스의 계약에는 후배 커즌스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론도와 커즌스는 2015-16 시즌에 새크라멘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바 있다. 당시 커즌스가 조지 칼 감독과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며 라커룸 분위기가 뒤숭숭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론도와 커즌스의 관계는 끈끈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여름 론도가 시카고로 떠나면서 커즌스와 론도의 동행은 1년 만에 이별했던 끝이 났다. 하지만 론도가 뉴올리언스와 계약에 합의하면서 커즌스는 다시 론도와 의기투합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에는 또 다른 켄터키 출신 빅맨 앤써니 데이비스까지 가세한다. 결국 뉴올리언스는 ‘켄터키 트리오’를 중심으로 다음 시즌을 치를 전망이다.

론도가 뉴올리언스에서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즈루 할러데이가 경기 운영보다는 득점에 더 재능을 보이는 공격적인 성향의 가드라는 점, 할러데이가 현대 농구에서 슈팅가드를 보기에 큰 문제가 없는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는 점(신장 194cm, 윙스팬 201cm)을 고려하면 뉴올리언스가 라존 론도와 즈루 할러데이를 주전 백코트 콤비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론도가 선발 출전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했다면 뉴올리언스와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론도가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설 경우 앤써니 데이비스와 드마커스 커즌스를 살리는 공격 세팅 작업이 훨씬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론도는 여전히 슈팅이 불안하고 기량이 예전 같지는 않은 선수다. 하지만 경기 운영 능력과 패스 감각은 여전히 훌륭한 수준이다. 패스 타이밍이 다소 늦고 득점에 치중하는 할러데이에 비해 론도가 데이비스, 커즌스의 득점을 더 잘 살려줄 수 있는 가드임은 틀림없다.

론도, 데이비스, 커즌스의 ‘켄터키 트리오’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즈루 할러데이의 외곽 득점 지원이 잘 이뤄진다면, 다음 시즌 뉴올리언스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뉴올리언스에서 데이비스와 커즌스의 공존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스타전 당일에 커즌스가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하면서 손발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점, 팀의 2옵션으로 활약하던 할러데이가 갑작스러운 커즌스의 합류로 플레이스타일 변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시즌은 상황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뉴올리언스에서 결성된 ‘켄터키 트리오’는 과연 어떤 호흡을 보여줄까? 뉴올리언스가 라존 론도의 합류로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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