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박진호 기자] 우리은행의 새로운 야전 사령관을 맡을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28일, 서울 장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지난 시즌 일본 WJBL 4위를 기록한 미쓰비시와 연습경기를 펼쳐 72-94로 패했다. 

임영희, 박혜진(이상 국가대표), 나윤정(U-19 대표)이 대표팀에 차출됐고, 김정은, 최은실, 이은혜, 박시은이 부상 중이라 경기를 뛴 선수는 단 6명에 불과했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우리은행은 초반 패기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높이와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1번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선영과 최규희의 활약에 주목했다. 위 감독은 “(이)선영이나 (최)규희를 보면서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애들이 언니들이랑 연습을 하며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눈에 보이게 성장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이선영과 최규희는 각각 15점 4리바운드, 17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선영은 광주 수피아여고를 졸업하고 2014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신지현, 서수빈(이상 KEB하나은행), 김시온(KEB생명), 강계리(삼성생명) 등과 입단 동기다.

초반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짧은 시간 출전했던 1군 경기에서도 당찬 모습을 보였고 조금씩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승아가 전력에서 이탈하자 위성우 감독은 “이은혜와 이선영이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선영에게 지난 시즌은 아쉬움이었다. 정규리그 7경기에 평균 4분 56초를 뛴 것이 전부였다. 왼쪽 발목 부상 때문이었다. 이은혜가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하며 우리은행은 1번 자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선영 역시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해줄 수 없었다. 

아쉬움을 딛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선영에 대해 위성우 감독도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위 감독은 “선영이는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선수”라며 “세기가 부족한 것 어쩔 수 없지만 힘도 조금씩 붙고 있다. 반짝 하기보다 꾸준히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선영이 부상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최규희는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인정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선영보다 2년 늦게 우리은행에 합류한 최규희는 2016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가장 마지막에 선택을 받은 선수다. 4라운드 전체 16번. 2012년 이후 4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는 최규희가 유일하다. 그러나 지난 두 시즌 동안 고된 우리은행의 훈련을 견뎌내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위 감독은 “사실 그때 4명을 뽑으면서 그 중에 몇 명이나 살아남을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자기들끼리 서로 경쟁도 하고 의지도 하면서 잘 버티고 있다. 규희도 많이 좋아졌다. 여기에서 더 다져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1번 자리를 맡은 것은 통합 MVP를 차지한 박혜진.

그러나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이 1번 보다는 2번이나 3번 역할을 할 때 조금 더 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박혜진으로 인해 전술적 변화와 효과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선영과 최규희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이선영과 최규희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통합 5연패를 달성하며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한 선배들로 인해 경기에 나설 기회는 동기들 보다 적었지만 강한 선배들과 함께 땀방울을 흘리며 많은 것을 배웠고, 이제는 코트 위에서 ‘준비된 선수’임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이 너무 아쉬웠고 스스로 바보 같아 많이 속상했다”는 이선영은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나도 이정도는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함께 포지션 경쟁을 하고 있는 최규희에 대해 “나 보다 슛 타이밍도 좋고 장점이 많지만 끈기나 의지 면에서는 내가 나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그러나 “(이선영) 언니보다 기량 면에서는 부족 부분이 많다”며 자세를 낮춘 ‘당찬 후배’ 최규희는 “끈기나 의지는 오히려 내가 지지 않을 자신 있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울러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올 테니까 그때 꼭 잡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루키 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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