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대현 기자] 2% 아쉽다. 보스턴 셀틱스의 '선택 2017'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더 먼 미래를 본 장기적 안목이라는 호평과 보유한 카드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혹평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보스턴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2017 NBA 신인 드래프트서 듀크 대학교 장신 스몰포워드 제이슨 테이텀을 지명했다. '제 2의 폴 피어스'로 불릴 만큼 이미 NBA 수준의 득점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 받는다. 키 204cm 윙스팬 211cm에 이르는 탁월한 신체조건도 장점이다. 3, 4번 포지션을 두루 맡을 수 있어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전술 유연성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보스턴은 막판까지 캔자스 대학교 조시 잭슨(204cm, 스몰포워드)과 저울질했지만 조금 더 다양한 공격 선택지를 지닌 테이텀을 낙점했다.

그러나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선도 있다. 우선 테이텀과 중복되는 포워드 자원이 보스턴 내에 상당히 많다. 지난해 1라운드 3번 픽으로 뽑은 제일린 브라운이 대표적이다. 톱 3 지명권으로 호명한 대형 신예(브라운)가 소포모어 시즌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같은 포지션의 루키를 또 뽑을 이유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브라운은 데뷔 첫해 78경기에 출전해 평균 6.6득점 2.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수치는 변변찮으나 출전 시간이 짧았던 점(17분 12초)을 고려해야 한다. 또 '팀 농구'를 중시하는 보스턴 특성상 신인에게 할당된 롤이 상당히 적었던 점도 감안해야 한다. 오히려 문장형 평가는 숫자보다 훨씬 좋았다. 『보스턴 글로브』는 "괴물 같은 운동 능력과 고무적인 3점슛 성공률(34.1%)로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말했고 『ESPN』도 "데뷔 2년째에 고무공 탄력을 지닌 키스 밴 혼이 될 수 있다"고 호평했다. 

이런 상황에서 테이텀 지명은 '소모적 낭비'로 볼 수 있는 선택이다. 브라운 외에도 보스턴엔 재 크라우더, 제럴드 그린 등이 전천후 포워드로 활약하고 있다. 1년 전 브라운이 그랬듯 신인 포워드에게 18분 이상 출전 시간을 할애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래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드래프트 전만 해도 '신인 지명 회의 최대 승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보스턴이지만 현재 어떤 언론도 그 같은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이유는 더 있다. 기대치에 관한 문제다. 보스턴은 지난 19일 필라델피아 76ers와 지명권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구단이 보유한 전체 1번 픽을 필라델피아에 내주고 전체 3번 픽과 새크라멘토 킹스 소유의 2018년 1라운드 픽(조건부)를 얻었다. 데니 에인지 단장을 향한 찬사가 쏟아졌다. 이미 동부 1위 구단으로서 탄탄한 팀 전력을 지닌 보스턴이다. 여기에 또다시 다량의 1라운드 지명권을 수집하면서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과거 폴 피어스, 케빈 가넷 등을 내보내면서 '거상'의 솜씨를 발휘한 바 있는데 올여름에도 이 같은 수완을 유감없이 보였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무언가가 아쉽다. 지난해 브라운 선택도 그렇고 올해 테이텀도 마찬가지다. 애초 3번 픽과 기존 선수를 묶어 지미 버틀러를 데려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올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동부 결승에서 르브론 제임스라는 역대 최고 스몰포워드를 전혀 막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리그 최고 스윙맨 디펜더' 버틀러는 탁월한 한 수(手)가 될 수 있었다. 완벽한 대응은 못 되더라도 어느 정도 열세는 만회할 수 있는 카드로 여겨졌다. 버틀러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로 자리를 옮긴 조건(전체 7번 픽 + 잭 라빈 + 크리스 던)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보스턴도 충분히 오퍼할 만한 여지가 많았다는 분석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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