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강하니 기자] 드래프트 현장은 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곤 한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즈 센터에서 열린 2017 NBA 드래프트도 마찬가지였다. 예상보다 높은 순번에 깜짝 지명된 선수는 없었던 반면, 상위 유망주가 지명 순위가 미끄러지면서 뜻밖의 수확을 거둔 팀들이 있었다. 이른바 ‘스틸픽’들이 올해도 나왔다.

9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댈러스 매버릭스가 대표적이다. 댈러스는 이번 오프시즌에 가드 보강 문제로 고심하고 있었다. 트레이드도 추진해보고 FA 시장 참여도 고려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드래프트 당일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마켈 펄츠, 론조 볼, 디애런 팍스와 함께 이번 드래프트 가드 최대어 4인방으로 꼽히던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가 댈러스 순번까지 미끄러진 것이다.

댈러스는 미소를 머금고 9순위로 스미스 주니어를 지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출신의 스미스 주니어는 대학 첫 해 평균 18.1점 6.2어시스트 1.9스틸 야투율 50.9% 3점슛 성공률 35.9%를 기록한 재능 있는 공격형 가드다.

193cm로 NBA 포인트가드로서 상당히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운동능력은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들 중 단연 최고로 꼽힌다. 1년 전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음에도 운동능력의 감소가 전혀 없었다. 탁월한 돌파 능력을 갖추고 있고 양팔 너비가 197cm에 달해 향후 상당히 뛰어난 가드 수비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8순위 지명권을 가진 뉴욕이 스미스 주니어를 지명하지 않고 지나치자 댈러스 관계자들은 크게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ESPN의 팀 맥마흔 기자는 “릭 칼라일 감독은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가 8순위로 지명된 프랭크 닐리키나보다 나은 선수라고 확신하고 있다. 뉴욕이 닐리키나를 8순위로 뽑았을 때 댈러스 관계자들이 있던 방이 환호와 박수로 가득했다고 한다”라며 댈러스 프런트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전체 38순위로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입은 조던 벨 역시 기대를 가져도 될 만한 선수다. 당초 이번 드래프트에서 지명권이 없었던 골든스테이트는 350만 달러의 현금을 시카고에 넘기고 벨을 지명했다.

벨의 지명 순위가 크게 미끄러진 것은 아니다. 그는 빠르면 1라운드 후반, 늦어도 2라운드 초반에 지명될 것으로 전망됐던 선수다.

하지만 벨과 골든스테이트가 보여줄 궁합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8cm의 파워포워드인 벨은 탁월한 운동능력을 갖춘 달릴 수 있는 빅맨이다.

골든스테이트 로스터가 워낙 탄탄해 당장 많은 출전 시간을 얻기는 어렵다. 하지만 2015-16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던 백업 빅맨 페스티스 에즐리처럼 벤치에서 좋은 기여도를 보여주는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2016-17 시즌에도 루키 가드 패트릭 맥카우가 쏠쏠한 활약으로 우승에 힘을 보탰던 바 있다. 공교롭게도 1년 전 맥카우의 지명 순위도 벨과 같은 2라운드 전체 38순위였다.

인디애나가 2라운드 전체 47순위로 지명한 이케 애니보구 역시 깜짝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는 선수다.

애니보구의 신장은 208cm로 센터로서는 단신에 속한다. 하지만 윙스팬(양팔 너비)이 무려 225cm에 달하고 113kg의 묵직한 체격을 갖춘 수비형 빅맨 유망주다. 「NBA 드래프트넷」은 애니보구의 비교 대상으로 올랜도의 수비형 빅맨 비스맥 비욤보를 꼽기도 했다.

애니보구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한 때 1라운드 중반 지명이 예상됐을 정도로 가치가 크게 뛰었다. 「드래프트 익스프레스」는 25순위 지명을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드래프트 당일에는 지명이 늦어졌고, 인디애나가 무려 47순위에서 애니보구를 차지했다. 애니보구가 좋은 성장세를 보일 경우 인디애나의 골밑 수비는 향후 눈에 띄게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드래프트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난 스틸픽의 주인공들. 과연 이들은 NBA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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