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2016-17시즌 NBA 챔피언십의 주인공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되었다.
 
골든스테이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7 NBA 파이널 5차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홈 경기에서 129-12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만들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2016 파이널 7차전 접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다.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전력 보강에 힘썼다. 그 결과 지난여름, MVP 출신의 케빈 듀란트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거액의 돈을 썼기에 로스터 정리가 필요했다.
 
올 시즌 로스터 정리 희생양이 된 선수들이 있었다. 바로 안데르손 바레장(34, 211cm)과 호세 칼데론(35, 191cm)이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 골든스테이트에서 우승 반지를 노렸으나 아쉽게 시즌 끝까지 함께할 수 없었다.
 
바레장은 2004-05시즌부터 줄곧 클리블랜드에서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무려 12년간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했다. 부상이 잦아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존재감은 컸다. 그는 지난 2015년 클리블랜드에서 우승을 노렸다. 결과는 아쉽게 준우승이었다. 2007년 파이널 이후 처음으로 NBA 챔피언십을 노렸으나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바레장은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해 나아갔다. 무려 31경기나 뛰면서 2014-15시즌(26경기)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건강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소식이 들렸다. 3각 트레이드였다. 바레장이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로 떠난다는 소식이었다. 이를 통해 클리블랜드는 채닝 프라이를 얻었다. 원클럽맨이 한순간에 팀을 떠나게 된 것. 
 
그는 팀을 옮기자마자 방출되었다. 이후 골든스테이트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베테랑 빅맨 자원이 필요한 덕분이었다.
 
바레장은 클리블랜드의 라이벌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두 팀은 2년 연속 파이널에서 맞붙었다. 바레장은 친정팀을 상대로 활약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폭풍 같은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로 팀의 분위기를 살렸다. 그러나 바레장의 데뷔 첫 반지의 꿈이 물 건너갔다. 골든스테이트가 3승 1패로 리드하다가 역전패를 허용했기 때문. 바레장은 다시 한번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바레장은 2016년 7월 골든스테이트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듀란트까지 가세한 골든스테이트와 다시 한번 우승을 노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2월 이후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입을 수 없었다. 방출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가드진이 부족했던 골든스테이트가 브라이언트 웨버를 영입하면서 로스터를 정리해야 했다. 평균 6.6분을 뛰면서 1.3점 1.9리바운드에 그쳤던 바레장이 방출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월 2일, 골든스테이트는 2시간 동안 영입과 방출을 진행했다. 바로 칼데론 이야기다. 칼데론은 이번 시즌 LA 레이커스에서 활약 중이었다. 하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디안젤로 러셀, 조던 클락슨 등 젊은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2월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공백기가 생겼다. 결국 레이커스는 칼데론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칼데론은 올해 만35세로 노장이다. 기록 자체는 좋지 않지만 쏠쏠한 외곽슛과 경기 리딩, 큰 경기 경험은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도움이 된다.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여러 팀이 그를 데려오고 싶어 했다. 골든스테이트도 마찬가지였다. 앞서 언급했듯 가드진 보강에 관심이 많았다. 골든스테이트는 3월 2일 칼데론 영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예상치 않은 문제가 생겼다. 칼데론이 계약서를 쓰기 하루 전, 팀내 에이스 듀란트가 무릎 부상을 입은 것. 생각보다 그의 부상이 심각했다. 정규시즌을 아예 뛰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커졌다. 듀란트가 없으면 안드레 이궈달라 혼자 스몰포워드진을 책임져야 했을 터.
 
골든스테이트는 결단을 내렸다. 듀란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맷 반즈와 계약을 체결했다. 로스터 빈자리가 없었던 골든스테이트는 다시 2시간 만에 칼데론을 방출시킬 수밖에 없었다.
 
골든스테이트는 결국 칼데론과 함께할 수 없었다. 2시간 만에 계약과 방출을 번복했다는 점에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에 따라 골든스테이트는 칼데론에게 최소 연봉 41만 5,000달러 계약을 지급하기로 했다. 방출된 칼데론은 골든스테이트를 떠나 애틀랜타 호크스에 안착했고,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뒤 시즌을 마무리했다.
 
반면, 반즈는 듀란트의 부상 때문에 기회를 얻어 NBA 챔피언십을 따냈다. 2003-04시즌 처음으로 NBA 무대를 밟은 뒤 14시즌 만에 우승 경험을 맛봤다. 특히 2006-07시즌부터 2년간 뛰었던 친정팀 골든스테이트로 돌아와 우승 반지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바레장과 칼데론의 실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상황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도 분명하다. 결국 두 선수는 아쉽게 시즌 도중 팀을 떠나며 우승 현장에 함께 있지 못했다. 
 
다행인 점은 바레장이 우승 반지를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2년간 골든스테이트에서 활약한 바레장이 올 시즌 절반가량 함께 했기에 우승 반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중요한 순간 힘을 보태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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