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학철 기자] ‘반지사냥꾼’ 데이비드 웨스트가 마침내 그토록 원하던 반지를 거머쥐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오라클아레나에서 열린 2017 NBA 파이널 5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상대로 129-120의 승리를 거머쥐며 대망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역전 우승을 내줬던 골든스테이트는 1시즌 만에 트로피를 되찾아옴으로써 완벽한 복수극을 연출했다. 

케빈 듀란트, 스테판 커리 등 수많은 별들의 대향연이 펼쳐진 시리즈였지만 웨스트의 스토리 역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실 기록만 놓고 볼 때 웨스트의 활약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평균 10분 출전에 4.2점 2.0리바운드. 파이널 5경기 동안 그가 거둬들인 성적이다.   

그러나 웨스트가 그 동안 반지를 획득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잘 아는 이들은 그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웨스트의 ‘반지 사냥’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시점은 지난 2015-2016시즌. 당시 소속팀 인디애나와 1,2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보장 계약이 남아있던 웨스트는 이 금액을 과감히 포기하고 우승 가능성이 높던 샌안토니오에 합류했다.

그가 샌안토니오와 맺은 계약 규모는 2년간 305만 달러에 불과했다. 한화로 약 100억원이 넘는 돈을 포기한 채 오직 우승만을 바라본 결정이었다. 

당시 웨스트의 결정은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돈도 돈이지만 그가 샌안토니오에 합류한다면 역할의 축소 역시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웨스트는 우승 반지를 위해 그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뉴올리언스, 인디애나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전성기를 다 바친 80년생 노장의 도전에 반감을 표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것을 포기한 웨스트의 첫 도전은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다. 2015-2016시즌 샌안토니오가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오클라호마에게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기 때문. 그러자 웨스트는 다시 시장에 나와 케빈 듀란트가 합류한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입었다. 골든스테이트와 그가 맺은 연봉 규모는 129만 달러. 이번에도 돈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웨스트의 예상(?)대로 골든스테이트는 승승장구했다. 73승을 거뒀던 지난 시즌보다 승수는 줄었지만 어차피 그들의 모든 초점은 플레이오프에 맞춰져 있었다. 웨스트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축소된 역할 속에서도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플레이오프 모드를 가동한 골든스테이트는 파이널 진출 전까지 3개의 시리즈를 모두 스윕하며 엄청난 기세를 뽐냈다. 

파이널에서도 폭주기관차 같은 골든스테이트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비록 아쉬운 판정 논란 속에 4차전을 내주긴 했지만 오히려 덕분에 홈에서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웨스트 역시 그토록 원하던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비록 팀의 주역으로 우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마침내 반지를 거머쥐었다는 것만으로도 웨스트에게는 너무나도 특별한 2016-2017시즌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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