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박상혁 기자] ‘농구 명문’ 용산고가 코치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용산고는 11일 서울 양정고 체육관에서 열린 ‘2017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인헌고와의 경기에서 코치 없이 경기를 치르는 다소 어색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용산고는 농구부장인 오승환 감독이 벤치를 지켰으나 그는 일반교사다. 실제로 농구를 가르치는 농구인 출신의 코치, 즉 박규훈 코치와 천병준 A코치 두 명의 지도자가 벤치에 없었다. 물론 벤치에 앉는 데 있어 감독 혼자 앉는 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리그가 한창인 가운데 코치가 둘이나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다소 의외였다.

이에 대해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용산고의 오승환 감독은 “두 분이 최근에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의사를 밝히셨다. 그런 이유로 함께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농구인 코치가 없는 용산고 벤치에서 선수기용이나 전술 운용 등은 고스란히 선수들의 몫이 됐다. 부상으로 뛰지 못하던 3년생 선수들이 주축이 돼서 선수를 내보내고 패턴을 지시했다.

오 감독은 “두 분의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경기에 대한 준비 등을 선수들이 하고 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임 박규훈 코치가 했던 것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서 당장 피해를 받게 된 것은 용산고 선수들이다. 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훈련도 하기 어렵고 대회에서도 정상적으로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경기만 하더라도 용산고는 초반에 인헌고의 파상 공세에 밀리며 10점차 이상의 리드를 내주기도 했다. 물론 후반 들어 집중력을 발휘해 91-59의 승리를 낚긴 했지만 이런 양상이 이어지면 아무래도 선수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오 감독은 “두 분에 대한 학교 차원의 행정적인 절차가 아직 남아 있다. 내일(12일) 학교에서 관련 회의를 하고 새로운 분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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