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박진호 기자] “수비해!” “괜찮아! 잘 하고 있어!” “아, 쟤들 너무 커!”

중고농구 경기를 가면 응원석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선수 가족들의 응원소리다.

11일 서울 경복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7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권역별대회에서도 어김없이 이런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응원의 물결 속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WKBL의 신데렐라로 발돋움한 부천 KEB하나은행의 김지영이다.

농구 기자들 사이에서 김지영은 ‘농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자’ 이른 바 ‘농흔녀’다. 선수가 경기장에서 자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김지영은 아마농구 경기 관중석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이번 주만 해도 지난 8일 고려대와 건국대의 대학리그 경기가 벌어진 고려대 화정 체육관에 모습을 보였고 10일에는 중고농구 주말리그가 진행중인 양정고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날 경복고도 찾아 온 것이다. 김지영은 지난 주말인 3일과 4일에도 주말리그를 관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교인 인성여고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옆에는 1년 후배인 삼성생명의 이주연도 함께였다. 김지영은 이주연은 물론 인성여중, 부일여중 학생들과 함께 앉아 큰 소리로 후배들을 응원했다.

이번 대회에서 3연승을 달리며 왕중왕전 진출을 확정한 인성여고는 이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이날 숭의여고에 44–61로 패했다. 김지영은 “우리도 잘 했는데 상대가 슛이 너무 잘 들어갔다. 슛이 저렇게 들어가면 이기기 힘들다”며 이번 대회 첫 패배를 당한 후배들을 위로했다.

안철호 인성여고 코치는 “(김)지영이는 경기장 뿐 아니라 학교로도 자주 온다. 후배들을 격려해주기도 하고 먹을 걸 사주기도 하면서 많이 챙겨준다.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한다.

김지영은 외박과 휴가 등 시간이 날 때마다 농구장을 찾고 있다. “농구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보는 것도 좋아한다”는 김지영은 “어제(10일) 양정고에는 송도고를 응원하러 갔다. 같은 인천이기도 하고 삼촌(김상우 감독)이 감독으로 있어서 응원했다”며 “남자 경기를 보면 배울 점도 많아서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은 앞으로도 “남자 농구는 물론 모교인 인성여고의 경기를 자주 보러 올 것”이라며 “나도 더 잘해야 하고, 후배들도 WKBL에 많이 뽑혔으면 좋겠다. 정은순(KBSN 여자농구 해설위원) 선생님, 유영주(전 KDB생명 코치) 선생님처럼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은데 우리가 더 잘해서 인성(여고)이 여자농구 최고 명문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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