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2017 NBA 파이널 3연패를 기록 중이다. 케빈 듀란트가 가세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차전에서는 3쿼터까지 분위기를 주도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다.
클리블랜드는 3년 연속 골든스테이트와 파이널에서 맞붙었다. 지난 2년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전략적인 부분은 바로 '페이스(Pace)'다. 올 시즌 정규시즌 당시, 클리블랜드는 경기 페이스 98.38을 기록, 리그 16위를 기록했다. 경기 속도가 리그 평균 정도 되었다는 의미. 그러나 파이널 들어서는 그 수치가 104.75까지 치솟았다. 지난 2015 파이널(94.78), 2016 파이널(95.38)과는 다른 양상이다.
골든스테이트는 리그에서 달리는 농구를 가장 잘하는 팀이다. 빅 라인업, 스몰 라인업 가리지 않고 업템포 농구를 펼칠 수 있다. 리그 최고의 3점 슈터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 어느 순간에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케빈 듀란트,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이 뚜렷한 드레이먼드 그린 등의 존재감 덕분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러한 팀을 상대로 속도 싸움에서 맞불 작전을 놓고 있다. 과연 캐벌리어스의 타이론 루 감독의 생각은 무엇일까. 또한 이를 유지해야 할까.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
지난 2차전 이후 루 감독은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빠른 농구에) 자신감이 있다. 작년에도 이를 해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빠른 농구를 하지 못할 거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스타일이다. 골든스테이트랑 맞붙는다고 우리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속도를 유지할 거다. 대신 볼 간수를 잘해야 한다. 그들은 하프코트 수비력이 뛰어나다. 우리는 그 수비를 상대로 생산성을 내기 쉽지 않다. 따라서 수비 성공 이후 달려야 한다. 이게 최선이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는 2대2 게임과 돌파 이후 킥아웃 패스로 외곽슛을 노린다. 2016-17시즌 정규리그 3점슛 시도 2위(33.9개)에 오른 이유다. 특히 전략적 요충지는 코너다. 2대2 게임 혹은 돌파로 페인트존에 침투한 뒤 양쪽 코너로 펼치는 패스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정규시즌 당시 왼쪽 코너(5.4개)와 오른쪽 코너(4.9개)의 3점슛 시도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파이널 들어 코너 3점슛이 말을 듣지 않고 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양쪽 코너 3점슛 성공률 48%(61/128)였는데, 파이널 1~2차전에서 38%(6/16)에 그쳤다. 3차전에는 17%(3/18)로 더 떨어졌다.
골든스테이트는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갖췄다. 그린과 듀란트, 안드레 이궈달라가 펼치는 넓은 범위의 수비력, 탐슨의 단단한 대인수비, 커리의 빠른 손 등 골든스테이트의 수비 조직력은 물이 올랐다. 여기에 5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스위치 디펜스까지 불을 뿜고 있다. 서로 수비수를 바꿔 막아도 빈틈을 최소화할 도움 수비가 적재적소에 펼쳐지고 있다.
특히 클리블랜드는 빅3를 제외하면 제 역할을 하는 선수가 거의 없다. JR 스미스와 카일 코버 등의 외곽슛 기복이 심한 상황이다. 세트된 상황에서 던지는 외곽슛은 번번이 림을 외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거친 수비를 뚫는 거보다 속공 농구로 오픈 기회를 맞이하는 게 마음이 편할 터. 르브론은 "우리는 느린 농구를 펼치지 않는다. 우리는 빠른 농구로 여러 번 승리를 거뒀고, 이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라며 "상대가 수비 진영을 갖추기 전에 달리고, 스페이싱을 유지하고, 공격을 마무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파이널은 흐름이 느렸다. 공격 제한시간을 충분히 활용했다. 그러면서 공격 기회도 여러 번 얻었다. 강력한 수비로 턴오버를 유도하거나 공격 리바운드를 따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이 역할을 하던 트리스탄 탐슨이 잠잠하다.
탐슨은 지난해 파이널 7경기에서 평균 리바운드 10.1개(공격 리바운드 3.9개)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가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인 세컨 기회 득점에서 우위(16.3-12.0)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이번 2017 파이널 1~3차전 동안 탐슨이 따낸 리바운드는 총 11개뿐이다. 그를 활용한 세컨 기회 득점 패턴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격 리바운드를 손쉽게 따낼 방법은 역시 트랜지션이다. 상대가 박스아웃을 하기 전에 슛을 던져 리바운드를 잡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수비력 저하도 템포를 끌어올리는 이유가 된다. ESPN의 브라이언 윈드호스트 기자는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 클리블랜드는 빠른 농구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다. 클리블랜드는 수비가 뛰어나지 않다. 골든스테이트의 잘 짜인 하프코트 오펜스를 막아낼 수 없다. 빅맨도 없고, 수비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오히려 빠른 농구를 하는 게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클리블랜드는 2017 플레이오프 들어 스팟업 공격 야투 허용률 10위(40.8%)에 그치고 있다. 오프 스크린(7위, 37.6%), 핸드-오프(12위, 47.8%)도 생산성이 떨어진다. 이들 모두 골든스테이트가 자주 활용하는 패턴. 파이널 들어 공격 집중력이 좋아진 골든스테이트를 막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에는 클리블랜드의 수비 조직력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기대 이하다. 무너진 조직력을 순식간에 끌어올릴 수는 없다. 상대의 화려한 볼 흐름을 통한 공격보다는 트랜지션을 막는 게 오히려 쉬울 거라는 캐벌리어스의 생각이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 기자명 이민재 기자
- 입력 2017.06.09 19:53
- 수정 2017.06.10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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