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농구가 처음 전해진 것이 1907년. 100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수많은 농구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화려하게 빛나며 농구를 발전시켰고 현재에 이르렀다.그중 가장 찬란했던 선수는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은 NBA에서 누가 진정한 G.O.A.T.(Greatest Of All Time) 인지를 가리는 것만큼 소모적이고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시대 최고의 농구 스타를 말한다면 ‘이상민’이라는 이름을 접어놓을 수는 없다.‘전설’의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KBL 출범 초기까지 이어진 이상민의 인기는 곧 KBL의 전성기를
부상이 전염병은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 한 명이 부상을 당하면 연쇄적으로 부상이 일어나는 불운이 반복되는 것도 사실이다. 부상 리포트를 펼쳐놓고 보면 뜻밖의 당황스러운 점이 발견될 때도 있다.지난 시즌 삼성생명이 그랬다. 주전으로 낙점됐던 앞선의 3명(윤예빈, 이주연, 키아나 스미스)이 모두 부상으로 낙마했다. 공교롭게도 3명 모두 무릎 부상이었다. 이들 모두 이번 시즌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삼성생명은 무릎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 많다. 지난 시즌의 3명은 물론, 김나연과 김한비도 무릎 부상에서 복귀했고, 주장인 배혜윤도 무릎 관리
①편에 이어...#3철저한 오판이었다. 김정은이 시장에 나오자 모든 구단이 움직였다. 하나원큐가 예정했던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배려’는 굳이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당시 여자농구 FA 제도에서 김정은 급의 선수가 시장에 나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부상과 나이 등의 변수에 대해 모든 구단들은 “김정은 정도의 선수면 일단 영입하고, 그런 부분은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농구단의 정상적인 운영을 이미 포기했던 KDB생명만 윗선이 움직이지 않았다. 당시 KDB생명의 김영주 감독은 “김정은이 나왔는데도 영입에
“어때요? 잘 어울려?”하나원큐의 태백 전지훈련이 한창이던 지난 5월 16일. 태백고원체육관에서 웨이트트레이닝 중 눈이 마주치자 김정은이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6년 만에 다시 입은 하나원큐의 연습복이 어색하지는 않은지, 겸연쩍은 모습이었다.조금도 낯설지 않다. 우리은행의 화려한 영광을 함께한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그의 역사는 우리은행보다 신세계에서부터 이어진 부천 하나원큐에 더 깊게 남아있다. WKBL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김정은이 내린 선수로서의 마지막 선택지는 ‘친정’ 하나원큐였다.해당 기사는 2023년 6
①편에 이어...#5계속 언급되는 것은 그의 몸 관리다. 칭찬이 인색하다고 선수들에게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전희철 SK 감독도 김선형의 몸 관리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전 감독은 “인바디 측정을 자주하는데 김선형은 체중, 체지방은 물론 골격근도 거의 변화가 없다. 관리를 정말 잘한다는 거다. 20대 시절에 비해 점프력은 분명 줄어들었다. 하지만 스피드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감독의 칭찬에도 김선형의 반응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전희철 감독의 인색
반듯하다.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바람직한 모범생을 보는 것 같다. 30대 중반에 들어서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펼치면서 누가 봐도 부러움의 대상이 될 ‘바른 길의 표본’같은 선수다. 34살에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고, 35살에는 자신의 두 번째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일본에서 열린 초대 EASL 챔피언스 위크에서 동아시아를 깜짝 놀라게 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대한민국 최고 가드’가 아닌 ‘아시아 최고 가드’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었다. ‘긍정적 마인드의 정점’에서 온화한 유쾌함으로 주변까지 밝게 만드는 에이스, 그렇게 보
①편에 이어...#4내려놓고 쉬고 있었지만 농구 자체를 끊지는 않았다. 꼭 가고 싶었지만 합류하지 못한 월드컵도, 시즌 시작 후 정규리그도 챙겼다.“월드컵은 정말 아쉬웠어요. 대회를 보면서도 많이 아쉬웠죠. 푸에르토리코는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중국전은 많이 속상했죠. 중국이 우리한테 이기고 정말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게 화면에 잡히는데 전 그게 너무 싫더라고요.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우리 대표팀이 정말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정규리그는 개막전이 아쉬웠어요. 2차 연장까지 가서 졌잖아요. 이길 수 있었던 경
2022년 11월 30일. 드디어 박지수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었던 공백을 깬 박지수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과는 최대한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여전히 조심스러워 보였다.2021-202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팀 우승과 함께 MVP 트로피를 들어 올린 후 231일 만에 공식 경기에 등장했다. 게임에는 뛰지 못했고, 볼 한 번 잡지 않았으며, 대중의 시선과 거리를 두는 동선을 택했지만, 본격적인 복귀 카운트다운에 다시 한 번 모든 이의 관심이 집중
“인터뷰 요청 올 거 같아서 미리 선수 칠 게요. 저 방출됐어요.”2022년 4월 29일 새벽 4시. 유럽 축구 시청으로 잠을 자고 있지 않다가 뜬금없는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WKBL에서 누구보다 긍정적이지만, 그러면서 자존감 역시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선수. 현역 여자농구 최고의 슈터 강이슬에게 미국에서 온 메시지였다. 삼천포여고 출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각광을 받던 그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슈터로 거듭나고, 리그에서 ‘가장 어린 에이스’로 성장한 이야기는 이미 수차례 다룬 바 있다. 이제 그 후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
①편에 이어...1편에서 제시한 다양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운동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상당한 부담에 노출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소위 A급으로 불리는 선수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멘탈 케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필요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의료적인 도움을 받는 것 또한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과 상황도 각기 다르다. 어려운 상황과 주변 여건에 의해 정신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점의 자리에서 뜻하지 않게 고통이
2022 FIBA 여자농구월드컵을 앞둔 우리나라 대표팀의 강화훈련 소집이 실시된 지난 8월 1일.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대표팀의 에이스 박지수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사유는 더 당혹스러웠다. 박지수는 공황장애 초기 진단을 받아 대표팀 소집에 응할 수 없었다. 이미 소속팀 청주 KB스타즈의 훈련에서도 제외됐고, 모든 훈련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였다.국가대표 주축인 선수가 소집에 응하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신체의 물리적인 부상이 아닌 정신적인 문제로 상황이 발생한 것은 사실상 박지수가 최초였다.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 “모든 기록을 다 깨고 싶다”, “다른 팀들이 ‘KB스타즈는 절대 못 이기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전승 우승을 하고 싶다”KB스타즈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박지수가 이번 시즌, 인터뷰를 통해 밝힌 목표들이다. 상당히 도전적이고, 듣기에 따라서는 도발적이기도 하다. 내성적이고,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편이 아닌, 박지수가 직접 한 말이기에 더 의아하기도 하다.팀 최다 연승, 단일 리그 이후 역대 최단 경기 우승 확정 등을 통해
“엄서이, 어떤 거 같아요?”지난 4월 말, 리그를 대표하는 두 슈터, 강이슬(하나원큐→KB)과 강아정(KB→BNK)이 FA자격으로 팀을 옮긴 후, 보상 선수 지명과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던 때. KB의 한 관계자가 엄서이를 언급했다. 강아정의 보상 선수로 엄서이를 의중에 두고 있다는 것이었다.당시의 보상 선수 선택은 다소 복잡한 상황이었다.강이슬을 내준 하나원큐가 KB의 어떤 선수를 지명하느냐에 따라, KB의 샐러리캡 운영이 복잡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강아정을 내준 KB역시 BNK로부터 주전, 혹은 준주전급 선수를 지명할 수 있
“나는 신임감독이고, 위성우 감독님은 이미 능력을 인정받은 위대한 감독이다. 오늘도 많이 배웠다” - 김완수 KB 감독“우리은행의 농구를 보면 위성우 감독님이 얼마나 팀을 잘 만들었는지 느껴진다. 존경 받으셔야 하는 감독님이다” -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 대행KB의 김완수 감독은 1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쳤다. 신한은행의 구나단 감독대행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팀을 잘 추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임 감독답지 않게 팀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이번 시즌, WKBL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 두 명의 신임 감독이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2019년. 김종규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과 더불어 KBL 최초로 10억원 대의 연봉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영광과 자부심, 그리고 부담이 함께했을 조건으로 창원을 떠나 원주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19년 7월호에서 머니건을 당겨 가짜 지폐를 쏘아 올리며, ‘Young & Rich’의 당당함을 뽐내기도 했다.이적 첫 해, 팀을 정규리그 공동 1위이 올려놓으며 ‘대한민국 최고 센터’의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고,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2년. ‘창원의 아이들’은 ‘
농구대잔치 전성기의 마지막 주인공들은 KBL이 출범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그들의 엄청난 인기는 농구의 가치와 상품성을 극대화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농구는 프로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렇게 농구대잔치의 영웅들은 흥행몰이에 부족함이 없었던 KBL 초창기의 스타로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켰다.이상민 삼성 썬더스 감독은 KCC와 삼성을 거쳤던 2001~02시즌부터 자신의 은퇴 시즌까지 9년 연속 올스타 투표 1위를 차지했다. 그와 함께 대학농구 최전성기를 수놓았던 문경은, 우지원, 서장훈, 현주엽, 전희철, 김병철 등의 슈퍼스타들은
인터뷰 에세이 ‘단편’(斷片/短篇) 신고 선수에서 주장까지... 역전의 길을 걸었던 주인공‘선수'의 이름을 내려놓고 이제는 코치로...[루키=박진호 기자] 봄은 분주하다. 새로운 태동을 준비하는 여러 가지 작은 준비들이 시작된다.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기 위한 출발이 있고, 혹은 이동도 있다. 확신할 수 없는 결실을 예비하는 과정이다.봄은 여전히 쌀쌀하다. 그런 분주함의 가장자리에는 환한 빛에 가린 그림자 속으로 자기 이름을 지우는 이들이 존재한다. 오랫동안 팬들의 함성과 성원 속에 코트를 누볐던 이들이 자신의 이력에서 ‘선수’라는
인터뷰 에세이 ‘단편’(斷片/短篇) 보물섬을 찾아 떠나는 항해'모험을 싫어한 소녀' 최규희의 새로운 도전[루키=박진호 기자] 선수들이 휴가를 마치고 훈련에 복귀하는 시기가 되면, 각 팀마다 선수 거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는 긍정적인 정보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선수단 정리에 관한 것이다.본인의 의사, 혹은 구단의 입장에 의해 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선수가 나온다. 구단 입장에서는 팀의 샐러리캡을 맞추기 위해 선수단을 정리해야할 수도 있고, 새 시즌 드래프트에서 최소 2명 이상의 선수를 선발해야 하기에, 아쉬운
인터뷰 에세이 ‘단편’(斷片/短篇) WKBL이 키워낸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김단비 [루키=박진호 기자] ①편에 이어...#5혹독하게 자신을 단련했던 프로 초반 5년의 시간 내내, 김단비는 WKBL 챔피언 자리에 동료들과 함께 올랐다. 특히 마지막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2011-12시즌의 기억은 특별하다. 2011년, 신한은행은 WKBL 역대 최고의 가드로 손꼽히는 전주원과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하던 진미정이 동시에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바스켓 퀸’ 정선민도 KB로 이적했다. 팀의 핵심 선수 3명이
인터뷰 에세이 ‘단편’(斷片/短篇) WKBL이 키워낸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김단비 [루키=박진호 기자] 리그를 지배하던 최강팀의 막내로 프로에 첫발을 내디딘 김단비는 대한민국 여자농구를 호령하던 화려한 멤버들 속에서 팀의 영속성을 증명하는 것과 같은 차세대 기대주였다. 기대 이상으로 자랑스럽게 성장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워드로 우뚝 섰다.비록 영원할 것 같았던 트로피를 다른 이들에게 내준 채 8년의 세월이 지났고, 여전히 정상 탈환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지는 않지만, ‘레알 신한은행’의 막내였던 그가